스마트폰 “혁신보다 기본”… 카메라 경쟁 후끈

입력 2017-02-28 18:17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YOMO(Youth Mobile Festival)' 전시관 정문 앞 광장에 SK텔레콤의 이동형 ICT 체험관 '티움 모바일'이 마련됐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 등 귀빈들이 전시장 안의 로봇 축구경기를 체험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

스마트폰 업계의 혁신이 잠시 멈췄다. 27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에서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혁신을 선보인 스마트폰 업체는 없었다. 대신 기존 기능을 향상시키는 쪽에 주력했다. 특히 카메라 분야의 경쟁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LG전자는 G6의 18대 9 화면비를 활용한 다양한 카메라 기능으로 눈길을 끌었다. G6는 한 화면에 정사각형 사진 2장을 동시에 띄울 수 있다. 이를 활용한 다양한 필터를 추가해 사진을 찍는 재미를 더했다. G6에는 전작과 같은 듀얼 카메라가 탑재됐다. 풍경을 담을 때는 광각, 인물 사진 등을 촬영할 땐 일반각 카메라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LG전자는 MWC 전시 부스 2층을 G6로 찍은 사진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할애하기도 했다.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은 27일(현지시간) LG전자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웨이, 오포, 소니 등의 부스를 돌아봤는데 큰 혁신보다는 스마트폰 본연의 기능이 더 중요한 것 같다”면서 “앞으로 혁신적인 부분을 보급형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도 듀얼 카메라 대열에 합류했다. 화웨이는 MWC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P10을 선보였다. 디자인은 아이폰 카피캣이라 해도 될 정도로 흡사했다. 화웨이는 P10에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기술은 적용하지 않고 듀얼 카메라만 강조했다. 화웨이 부스는 온통 카메라와 관련된 것으로 채워졌다.

스마트폰 업계 신성으로 떠오른 오포는 세계 최초로 5배 광학줌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시연했다. 스마트폰은 얇은 두께 때문에 그동안 광학줌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오포는 후면 카메라와 직각 방향으로 줌 렌즈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줌 기능을 구현했다.

소니는 초당 960프레임의 초고속 촬영 기능을 선보였다.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도 적용했다. 중국 브랜드 지오니는 전면에 2000만 화소, 후면에 1300만 화소와 5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A1 플러스를 전시했다.

‘노키아의 귀환’도 주목을 받았다. 핀란드 휴대전화 제조사 HMD는 노키아 브랜드를 인수해 MWC에 3종류(노키아 3·5·6)의 스마트폰과 1종의 피처폰(노키아 3310)을 공개했다. 스마트폰은 최상위 모델 가격이 229유로일 정도로 ‘가성비’를 자랑한다. 안드로이드 순정 운영체제(OS)를 탑재한 것도 특징이다. 과거 피처폰 시절 전설적인 제품이었던 노키아 3310은 화면을 컬러로 교체해 선보였다. 가격은 49유로 수준이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부스 중 가장 인파가 몰렸다. 유럽인들의 ‘노키아 향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바르셀로나=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