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북상으로… AI 다시 확산

입력 2017-02-28 18:05 수정 2017-02-28 21:10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서해안을 타고 다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난 철새들이 북상하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기존에 전라도와 광주에 발령했던 일시 이동중지 명령의 대상 지역을 충남·세종·경기·인천으로 확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8일 충남 홍성 종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 농장의 오리 8000마리를 살처분했다.

전날에는 국내 최대 육계가공업체인 하림이 직영하는 전북 익산의 육용종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26일엔 전남 강진 오리 농가에서 H5형 AI가 발생했다.

정밀검사 결과가 나와 봐야 하지만 이들 농장에서 발생한 AI는 H5N8형으로 예상된다. 올겨울 유행했던 AI 바이러스는 H5N6형이었다. 2014년부터 2016년 4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했던 H5N8형은 H5N6형보다 임상 증상이 약해 확산한 뒤에야 신고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H5N8형 AI는 지난 6일 전북 김제 산란계 농가에서 발생한 데 이어 21일 전남 해남 육용오리 농가, 22일 충남 청양 산란계 농가, 24일 전북 고창 육용오리 농가 등 전남북과 충남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들 농가 외에 야생조류 12건에서도 H5N8형이 잇따라 검출됐다.

당국은 H5N8형이 확인된 시·군의 가금류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긴급 임상예찰 및 일제검사를 실시했다. 아울러 오리 계열화 사업자들에 ‘올인, 올아웃’ 조치를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올인, 올아웃’은 가축을 한꺼번에 입식하고 출하함으로써 질병 확산을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