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전도자’ 팀 켈러 설교단 떠난다

입력 2017-03-01 00:13
팀 켈러 미국 뉴욕 리디머교회 목사가 오는 7월 1일 설교단을 떠나고 리디머교회는 3개로 분립된다. 그는 도시인들의 신앙적 질문에 응답함으로써 뉴욕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교회를 일궜다. 국민DB

‘최고의 도시 전도자’로 불리는 팀 켈러(66) 미국 뉴욕 리디머교회 목사가 설교단을 떠난다.

뉴욕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교회로 알려진 리디머교회의 수석목사를 맡아온 그는 오는 7월 1일 이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켈러 목사는 주일예배를 통해 자신의 퇴임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일과 영성’ ‘센터 처치’ ‘탕부 하나님’(이상 두란노) 등의 저자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

켈러 목사의 결정은 오래 전부터 세워진 계획이다. 그의 목표는 대형교회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많은 교회를 세워가는 것이었다. 1989년 초 그를 포함한 15명은 교회 창립을 위해 기도했다. ‘뉴욕 맨해튼에 신앙에 회의적인 이들이 올 수 있는 교회를 세우게 해주세요.’ 공간을 빌려 첫 예배를 드렸다. 같은 해 연말 교인은 250명으로 늘어났다.

리디머교회는 93년부터 뉴욕 다른 곳으로 예배 장소를 늘렸고 세계 곳곳에 교회를 세우기 시작했다. 2003년 예배장소는 맨해튼의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 웨스트사이드 3곳으로 늘어났다. 현재 3곳에 5000여명이 출석 중이다. 지금까지 교회 개척 프로그램 ‘시티 투 시티’(City to City)를 통해 전 세계 54개 도시에 381개 교회를 세웠다. 도시 전도자로 불리는 이유다.

켈러 목사의 퇴임을 앞두고 리디머교회는 장소 별로 각각 독립, 3개의 교회가 된다. 교회는 각각의 담임 목사와 장로를 세우게 된다. 4월 부활절에는 각 교회가 다시 3곳으로 분리, 모두 9곳에서 교인들이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다. 이 역시 미래의 분립을 위한 준비다. 리디머교회의 모습은 대형 교회를 추구하는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리디머교회의 성장 배경에는 모토 ‘회의론자 환영’(Skeptics Welcome)이 있다. 켈러 목사는 뉴욕의 젊고 진보적인 전문가와 지식인들이 갖고 있는 신앙적 질문과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저서 ‘일과 영성’에 담겨 있듯이 켈러 목사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교적 영성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교인들과 나누고 고민했다. 이는 더 많은 이들이 교회를 찾게 된 이유가 됐다.

소그룹 활성화와 구제 사역도 대도시에서 교회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리디머교회는 새 신자들에게 각자의 성향에 맞는 6∼12명 규모의 소그룹을 추천한다. 교인들은 이 소그룹에서 신앙과 삶에서 겪는 어려움을 나눈다. 또 리디머교회는 교인뿐만 아니라 도시민 전체에게 물질적·정신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창구를 24시간 열어 둔다.

켈러 목사가 현장을 아예 떠나는 것은 아니다. 설교에서 자유로워진 그는 사역자로서 리디머교회 프로그램 ‘질문하는 신앙’에서 강연하고, 다음 세대와 설교자를 가르칠 예정이다. 켈러 목사는 27일 트위터에서 “나는 퇴임하는 것이 아니다. 지도자를 세우고 다음세대를 훈련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역할을 변경하는 것”이라고 재치 있게 표현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