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111> 트럼프와 할리우드

입력 2017-02-28 18:52
트럼프로 분장한 메릴 스트립과 트럼프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지 한 달 남짓 지났다. 그러나 지금도 미국에선 공개적으로 트럼프에 반대하는 저명인사들의 발언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대통령 자리에 올랐지만 심정적으로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거나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할리우드에도 그런 인사들이 많다. 할리우드는 트럼프가 당선되기 전부터 대다수가 반트럼프 정서를 노출했다. 그중 대표적인 예가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 메릴 스트립이다. 그는 지난 1월 골든글로브 생애업적상 수상 연설에 이어 최근 인권운동 기금모금 행사 연설에서도 트럼프를 통박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여성과 동성애자들의 인권, 시민들의 권리가 위기에 처했다며 “우리는 결코 다시 무지와 억압이 판치던 그 옛날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스트립은 또 “나는 우리 세대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배우이지만 가장 상을 많이 받은 배우”라고 항변했다. 그가 골든글로브 시상식 수상 연설에서 트럼프가 장애인 기자를 흉내 낸 것을 신랄히 비난한 데 대해 트럼프가 트위터로 스트립을 ‘과대평가된 배우’라고 응수하자 재차 받아친 것이다.

이례적이게 트럼프와 반목 해소를 호소한 할리우드 톱스타도 있다. 매튜 매코노히다. 그는 최근 한 TV쇼에 출연해 “미국의 문화엘리트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그만 봐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는 어쨌든 우리 대통령이다. 그를 포옹하고 그가 대통령이라는 사실과 악수하면서 앞으로 4년 동안 그와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국민이 트럼프의 특정한 소신과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건 알지만 어차피 그가 앞으로 4년 동안 우리 대통령인 바에야 그렇게 하는 게 과연 얼마나 건설적인지 돌이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코노히의 부인은 브라질 이민자 출신으로 10대 시절 친척 방문차 로스앤젤레스에 왔다가 미국에 눌러앉은 케이스다.

김상온(프리랜서 영화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