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개된 최백호(67)의 신곡 ‘바다 끝’은 우리나라에 이런 가수가 있다는 걸 새삼 실감케 만드는 곡이다. 그윽하고 부드러운 음색이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가슴 속에 출렁이는 감정의 격랑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바다 끝’을 작사·작곡한 싱어송라이터 에코브릿지(본명 이종명·39)는 “최백호의 목소리에 바다를 담았다”고 밝혔는데, 노래를 듣는다면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확인할 수 있다.
‘바다 끝’은 1990년대 중년들의 공감을 자아낸 ‘낭만에 대하여’가 그랬듯 동년배 팬들에게 적지 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먼 아주 멀리 있는/ 저 바다 끝보다 까마득한/ 그곳에 태양처럼 뜨겁던/ 내 사랑을 두고 오자/…/ 저 바다에 잠겨 어두워지면/ 난 우리를 몰라.’
이 노래는 최백호가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이달 중순 발표하는 음반 ‘불혹’에 담길 노래 중 한 곡이다. 1977년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를 발표하며 데뷔한 최백호는 ‘영일만 친구’ ‘낭만에 대하여’ 등을 히트시키며 큰 사랑을 받았다. ‘낭만에 대하여’ 덕분에 ‘낭만 가객’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소속사 관계자는 “새 음반에는 10곡 이상이 담길 것”이라며 “신보를 통해 과거 히트곡도 새롭게 편곡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백호는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오는 11∼12일에는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음반명과 동명인 ‘불혹’이라는 타이틀로 기념 공연도 개최할 예정이다.
최백호 외에도 거장으로 손꼽히는 뮤지션들의 새 음반이나 활동 재개 소식은 잇따르고 있다. 한국 최고의 베이시스트 중 한 명인 송홍섭(63)도 그들 중 하나다. 78년 밴드 ‘사랑과 평화’로 데뷔한 그는 80년대에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리더로 조용필의 최전성기를 함께 했다.
송홍섭이 최근 발표한 음반의 이름은 ‘송홍섭 앙상블(Electro-Harmonics)’. ‘사랑해요’ ‘Goodbye’ ‘얘기할 수 없어요’ 등 3곡이 담긴 미니앨범인데, 어쿠스틱 사운드에 전자음악을 더한 게 특징이다.
여성 가수 중에서는 8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은 김완선(48)이 다음 달 단독 콘서트를 연다. 공연은 15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29일에는 경기도 고양아람누리 극장에서 열린다.
86년 1집 ‘오늘 밤’으로 데뷔한 김완선은 ‘나 홀로 뜰 앞에서’ ‘리듬 속의 그 춤을’ 등을 히트시켰다. ‘삐에로가 우릴 보고 웃지’가 수록된 5집은 여성 가수 앨범으로는 처음으로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랐다. 김완선은 2015년 5월부터는 SBS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에서 활약하고 있다.
공연기획사는 “김완선이 ‘원조 댄싱퀸’으로서 강렬한 댄스 무대와 록과 라틴 음악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MBC ‘나는 가수다’, SBS ‘판타스틱 듀오’ 등에서 연주 실력을 과시한 오대원 강수호 등의 연주자들이 출연해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바다 담긴 목소리가 궁금하다면…
입력 2017-03-0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