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어떠한 방법으로 한 사람을 주의 사람으로 빚으실까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주변 사건을 통해 깨달음을 주시는 방법입니다. 하나님께선 제게도 이런 방법으로 섭리하셨습니다.
저는 아버지 어머니가 직장에 다니셔서, 할머니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러다보니 할머니와 남다른 친밀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할머니가 돌아가시게 돼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됐습니다.
이 사건이 제게 준 영향은 꽤 컸습니다. 그동안 목회를 하며 많은 장례를 마주했습니다. 그러나 내 곁에서 모든 삶을 함께하던 사람과의 이별은 남달랐습니다. 할머니의 죽음은 제게 헤어짐의 슬픔을 깊게 느끼게 했을 뿐 아니라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묵상으로 이끌어 갔습니다. 묵상의 여정 속에서 저는 세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 후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푯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어떤 삶이 가치 있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삶의 유한함을 느끼며, 유한한 삶을 가치 있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깨닫게 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영원의 문 앞에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내 것이라 생각하고, 소유하는 모든 것이 영원의 문 앞에서 다 내려놓아야 하는 것임을 알게 됐습니다. 이 깨달음은 가치 있는 삶을 찾고자 하는 여정에 주어진 첫 번째 단서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하나님 앞에 남길 수 있는 것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두 번째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무엇이 남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무언가를 남길 수 있는 삶이 가치 있는 삶이라면, 무엇이 남는지 알아야 했습니다. ‘무엇이 남는가’란 질문을 품고 살아가던 중 제 마음판에 섬광처럼 한 문장이 새겨졌습니다. ‘삶의 역사만 남는다.’ 이 문장에 대해 묵상할수록 정말 그러했습니다.
물질도 사람도 하나님 앞에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오직 소유를 가지고 행했던 삶의 역사, 사람들과 함께 했던 삶의 역사만이 남습니다. 성경을 찾아봤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이에 대해 말씀하셨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인자가 아버지의 영광으로 그 천사들과 함께 오리니 그때에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리라.”(마 16:27) 삶의 역사만 남는다는 것을 깨달은 후 자연스레 다음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세 번째 질문은 ‘어떠한 삶을 남겨야 하는가’였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내 삶에서 이뤄지는 것, 그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3가지 삶을 발견했고, 여러분에게 제안 드립니다. 성경 묵상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살아있는 교제를 나누는 삶입니다. 세상의 헛된 꿈을 떠나 하나님이 주시는 가치 있는 꿈을 향한 삶입니다. 다양한 관계 안에서 서로 사랑하는 삶입니다.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바로 오늘입니다. 오늘은 영원과 잇대어져 있습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오늘이라는 시간, 영원하신 하나님 앞에 남는 가치 있는 오늘을 남기십시오.
정승환 목사(서울 한우리교회)
[오늘의 설교] 영원 앞에 오늘을 남기다
입력 2017-03-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