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오키나와서 베일 서서히 벗어

입력 2017-02-28 00:05

프로야구에선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6개 팀 감독도 하나같이 ‘투수력’을 걱정하고 있다. 이에 각 구단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며 외국인 투수 2명을 뽑았다. 스프링캠프에서 이들은 베일을 벗고 있다. 당초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된 한화와 삼성은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반면 KIA와 넥센, SK는 갸우뚱한 표정이다.

한화는 지난 24일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를 총액 150만 달러에 영입했다. 전 구단 통틀어 가장 마지막으로 외국인 투수 퍼즐을 맞췄다. 한화는 비야누에바에게 큰 기대를 품고 있다. 지난해까지 10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통산 476경기나 뛰었다. 여기에 빅리그 출신 알렉시 오간도까지 강력한 원투펀치를 보유하게 됐다. 다만 오간도는 27일 KIA와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1볼넷 4실점으로 흔들렸다. 그래도 김성근 감독은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김 감독은 “오간도가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진중하다. 쉽게 무너지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외국인 투수가 부진하며 9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25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제크 페트릭과 앤서니 레나도가 나란히 나와 각각 2이닝 2안타 1실점, 2이닝 3안타 1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두 외국인투수가 첫 등판 치고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보여줬다”며 “차근차근 준비하면 지금보다 나은 피칭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반면 KIA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KIA는 올 시즌 우승을 위해 지크 스프루일을 내보내고 팻 딘을 영입했다.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에 이은 제3선발 후보다. 하지만 처음 모습을 드러낸 지난 23일 히로시마 도요카프전에서 2이닝 2피안타 1홈런 2실점을 기록했다.

넥센도 심드렁한 표정이다. 넥센은 션 오설리반에게 역대 팀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많은 금액인 110만 달러를 주고 데려왔지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24일 주니치 드래곤스 2군과의 경기에서 1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SK 새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도 지난 22일 자체 홍백전에서 선발로 나왔지만 안타 5개를 두들겨 맞고 3실점한 채 내려왔다.

롯데는 판단을 유보 중이다. 조쉬 린드블럼을 내보내고 대신 데려온 파커 마켈은 아직 피칭을 소화하지 않았다. 지난 24일부터 2차 전지훈련 장소인 오키나와로 이동한 롯데 조원우 감독은 연습경기 등을 통해 마켈의 투구 능력을 유심히 살펴볼 계획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