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만큼 강력한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두 야권 대선 주자와의 승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유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경선 상대인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정책·메시지 총괄단장을 맡았다.
유 의원은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탄핵 결정 이후 보수가 전열을 정비하고, 보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최상의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놓으면 막판에 승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야권의 ‘정권교체’ 프레임에 맞설 수 있는 보수 후보로서의 역할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정권이 싫다고 노무현정권으로 가면 되겠느냐”며 “노무현정권으로 돌아가기보다는 미래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1997년 대선 때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를 언급하며 “(보수 후보 단일화는) 거기에 비하면 훨씬 더 명분 있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지지율이 너무 낮다’는 지적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론이 나면 보수 내지 중도보수를 지지하던 유권자들이 마음을 정리하고 보수 후보로 누가 좋은지 생각할 것”이라고 변화를 강조했다. 유 의원은 ‘배신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지적에 대해 “입에 담기도 싫은 말이자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단어”라고 부인했다. 그는 “제가 국민을 배신했거나 조금이라도 그런 점이 있었다면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지금보다 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에 대한 ‘강경 보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엄청나게 강한 대북 압박을 한 것 같지만 국제사회의 진정한 압박이 북한에 힘으로 작용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중국이 대북 송유관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문제에 관해 유 의원은 “국가냐, 시장이냐 이분법이 아니라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고 필요한 걸 해드리는 보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3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해법과 관련해 “원리금 상환 능력이 없는 가계에 대해 공적자금을 투입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또 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양적완화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유승민 “문재인·안희정, 2007년 MB만큼 강력한 상대 아냐”
입력 2017-02-27 17:41 수정 2017-02-27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