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신청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전통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는 이른바 ‘집토끼’ 전략으로 선회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선거인단은 27일 오후 2시 기준 100만182명(권리당원·대의원 19만5354명 포함)으로 집계됐다. 지난 15일 선거인단 신청 개시 12일 만이다. 2012년 경선 때 4주간 약 108만5000명이 등록한 것에 비하면 배 이상 빠른 속도다. 당내에서는 당초 목표였던 200만명을 넘어 250만명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각 후보 캠프 역시 선거인단 표심 잡기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민주당 내 경선이 사실상 대선 본선무대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각 주자들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전통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캠프는 이번 주에 ‘탄핵 올인’ 전략을 세웠다. 문 전 대표는 일정을 최소화하는 대신 다음 달 1일과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개근’(모두 출석)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 탄핵 여부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촛불 민심과 보조를 맞추며 야권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이다.
문 전 대표는 특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특검 수사기간 연장 불승인에 대해 “황 권한대행도 공범임을 자인한 것이고, 엄중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촛불을 더 뜨겁고 더 빛나게 밝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다음 달 2일 일자리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켜 정책적으로도 ‘준비된 후보’ 이미지를 굳힌다는 구상이다.
안 지사는 중도·보수층을 겨냥한 ‘우클릭’ 행보에서 다시 왼쪽으로 ‘유턴’ 중이다.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던 지지율이 최근 주춤한 탓인지 당분간은 ‘집토끼’ 단속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대연정 등 통합 메시지에 주력했던 안 지사는 26일 민주연구원 정책간담회에서 ‘적폐 청산’을 내걸었다. 그는 “검찰·언론·재벌·사학·제왕적 권력체제 등 5대 적폐를 어떻게 청산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통합 리더십 못지않게 탄핵 이전에 어떻게 할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아 야권 텃밭 다지기에 들어간다. 민주당의 첫 번째 순회경선지인 호남에서 지지층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시도다. 최근 안 지사가 ‘선의’ 발언으로 호남 지지율이 빠진 만큼 그 틈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이 시장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을 정권의 주인으로 모시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야권연합 정권을 만들어 민주개혁세력은 단결하라고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언을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민주당 대선 주자들 “경선, 집토끼를 잡아라” 총력
입력 2017-02-2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