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꿈의 항공기 '보잉 787-9' 1호기 직접 타보니… 더 넓고 더 편하게 ‘탁’ 트였다

입력 2017-02-28 00:02
27일 오전 인천공항 내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열린 공개행사에서 승무원들이 새로 도입되는 보잉 787-9 항공기 내에서 각종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27일 오전 인천 중구 대한항공 인천정비격납고. 차단벽이 열리자 대한항공이 지난 22일 미국 보잉 찰스턴센터에서 인수한 차세대 항공기 ‘보잉 787-9’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안락한 내부 구조와 친환경 소재 덕에 ‘드림 라이너(꿈의 항공기)’로 불리는 기종이다.

대한항공은 처음으로 보잉 787-9 1호기를 국내에 공개했다. 지난 1월 취임 후 첫 공식 행사를 주재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올해 처음 들여온 동시에 제가 사장으로서 처음 맞는 항공기여서 뜻 깊고 의미가 있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787-9 항공기에 오르니 ‘탁 트여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등석(6좌석)과 프레스티지석(18좌석)을 제외하더라도 일반석(245좌석)도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해 편안함을 살렸다. 787-9 항공기의 경우 객실 바닥에서 천장까지 길이가 총 253㎝로 기존 항공기보다 7∼15㎝ 높다. 30∼35㎏ 무게의 짐만 실을 수 있었던 수납공간도 50㎏까지 넣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타 항공기보다 78%가량 큰 창문도 특이했다. 덮개가 없는 대신 승객이 직접 창문 아래 버튼을 눌러 5단계로 일조를 조정할 수 있다. 내부 조명은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해 식사·취침·기상·순항·탑승 시 등 14개 시나리오에 따라 바뀐다. 실제로 기자가 항공기에 타자 빨간색과 파란색, 노란색 조명이 좌석 위에서 번쩍였다.

쾌적한 비행을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일반 항공기의 경우 기내 기압은 백두산 수준(2400m 높이)으로 유지된다. 하지만 보잉 787-9 항공기는 지리산 수준(1800m 높이)으로 기압이 고정돼 장거리 여행에 따른 승객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기존 약 11% 수준이던 기내 습도도 15∼16%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쾌적함이 배가됐다.

대한항공은 보잉 787-9 항공기를 3월 중순부터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한다. 6월 이후에는 토론토와 LA, 마드리드 등 장거리 국제선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 오는 2019년까지 787-9 항공기를 10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조원태 사장은 “새로운 항공기 도입을 통한 수익 창출로 부채비율을 줄이고, 올해 매출 1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도 새로운 항공기 도입을 앞두고 있다. 오는 4월 에어버스사가 2014년 출시한 300석 규모 중대형 항공기인 A350-900을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경쟁 항공기에 비해 연료 효율성이 25% 뛰어나고, 이산화탄소 배출은 25%가량 줄인 기종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 항공사(LCC)의 고공 성장으로 양대 국적항공사의 새로운 먹거리 전략이 치열하다”며 “신소재를 사용해 효율을 높이고 객실의 편안함을 늘린 프리미엄 항공기로 LCC와 차별화를 두려는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