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와 맞짱 뜬 비결? “고객·직원을 배려했기 때문”

입력 2017-02-28 05:02

“작은 푸드 트럭이었던 쉐이크쉑(일명 쉑쉑버거)이 전 세계로 확대된 건 고객과 직원을 ‘배려(Hospitality)’하는 기업철학 때문입니다.”

맥도날드가 장악하던 버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쉐이크쉑 창업자이자 미국 외식 기업 ‘유니언 스퀘어 호스피탈리티 그룹(USHG)’ 대니 마이어(사진) 회장은 27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쉐이크쉑 성공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업명에도 나타나 있듯 직원에 대한 배려가 결국 고객에 대한 따뜻한 환대로 이어지고 ‘계속 찾고 싶은 식당’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USHG는 쉐이크쉑 이외에도 ‘유니언 스퀘어 카페’ ‘그래머시 태번’ ‘더 모던’ 등 인기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다.

쉐이크쉑은 2001년 미국 뉴욕 메디슨스퀘어 공원 복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마이어 회장이 부대행사로 선보인 ‘길거리표 핫도그’에서 시작됐으며 현재 전 세계 13개국 120여개 매장으로 확대됐다.

쉐이크쉑은 ‘패스트 캐주얼’(편안함과 편리함을 내세운 형태)과 ‘파인 다이닝’(고급 식당)을 접목한 ‘파인 캐주얼’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냈다. 가격이 비싸진 않지만 고급 식당에 온 것 같은 서비스를 받으며 음식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취지다.

마이어 회장은 국내 파트너사로 SPC그룹을 선정한 이유도 언급했다. 전 세계적으로 쉐이크쉑이 주목받을 당시 30여개 한국 기업이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1년 SPC그룹 허희수 부사장(당시 마케팅전략실장)이 한국 진출을 제안했는데 당시에는 매장이 단 7개뿐이었을 때”라며 “허 부사장의 5년여 노력 끝에 한국 진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허 부사장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 차남이다.

특히 한국 시장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나타냈다. 지난해 7월 한국에 처음 문을 연 쉐이크쉑은 한여름에도 매장을 찾는 손님이 3시간 넘게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마이어 회장에 따르면 국내 1호점인 강남점 매출은 전 세계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2호점 청담점 역시 전 세계 매출 상위 3곳 안에 들 정도다. 마이어 회장은 “햄버거를 가장 맛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번(햄버거 빵)”이라며 “미국에서 직접 번을 공수하는 다른 나라 매장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SPC가 만드는 신선한 빵으로 만드는 게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쉐이크쉑은 강북에는 처음으로 오는 4월 서울 동대문 두타몰에 3호점을 오픈한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