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저하 원인을 여성의 ‘하이 스펙(high spec)’에서 찾는 보고서를 내 논란을 일으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종욱 선임연구위원이 인구영향연구센터장 보직에서 사퇴한다는 입장을 26일 밝혔다.
연구원이 지난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13차 인구포럼 주제발표에서 원 위원은 ‘결혼시장 측면에서 살펴본 연령계층별 결혼결정요인 분석’ 연구를 발표했다.
원 위원은 보고서에서 “여성의 교육 수준이 낮을 때는 남성 위주의 선택 결혼이 가능했고 결혼시장에서 이탈되는 남성과 여성의 비중이 높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여성의 교육 기간과 수준이 높아지면서 선택적 결혼을 위한 탐색기간이 길어지고 결혼에 실패한 여성과 남성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원 위원은 또 “소득이 높은 여성이 미혼으로 남을 확률이 높다”며 “고학력이면서 고소득계층 여성이 결혼에 실패하는 경우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책연구기관의 선임연구원이 출산율 저하 문제의 원인을 여성의 ‘고스펙’에서 찾자 사회적 비난이 거셌다. 관련 기사가 보도되자 네티즌들은 “연구위원 본인이 쌓은 스펙은 필요한 스펙이고 20대들이 쌓는 스펙은 불필요한 스펙인가”라며 “국책연구기관 위원으로서 경솔한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의 원인을 경제학적으로 찾다 지나치게 매몰돼 강조한 경향이 있었다”며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고려가 부족했던 부분으로 원 위원이 사퇴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여성 高스펙이 저출산 원인” 물의 보건사회硏 인구센터장 보직 사퇴
입력 2017-02-26 21:49 수정 2017-02-27 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