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생물공학과 박남규(사진) 교수 연구팀은 국내 연안에서 쉽게 발견되는 아무르불가사리와 별불가사리에서 골다공증과 관절염 치료에 효능 있는 단백질 물질(펩타이드)을 새롭게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불가사리는 전복 성게 군소 해삼 등을 가리지 않고 먹어치워 바다의 해적이라 불린다. 연간 200만∼300만개 알을 산란할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고 한번 태어나면 5∼10년을 생존한다. 무척추동물이지만 척추동물과 유사한 후구동물로 내분비학적으로 인간에게 유익한 다양한 물질이 발견될 여지가 있다.
연구팀이 불가사리에서 새롭게 발견한 펩타이드는 신경성 펩타이드인 근육이완펩타이드와 혈중칼슘농도를 조절하는 칼시토닌-유사펩타이드, 식욕조절을 담당하는 오렉신-유사펩타이드, 이뇨작용 및 혈관확장조절에 관여하는 C-형 나트륨이뇨 유사펩타이드 등이다.
근육이완펩타이드는 골다공증이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 물질로 이용될 수 있다. 칼시토닌-유사펩타이드는 기존 골다공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다른 펩타이드에 비해 류머티즘 관절염 억제에 뛰어나다. 또 오렉신-유사펩타이드 등은 혈압조절이나 비만 치료 및 섭식 조절 분야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항생제 오남용으로 야기되는 내성균주 문제를 해결할 대체재로 사용 가능한 항균성 펩타이드들이 불가사리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연근해에 서식하는 말미잘도 연구 중이다. 말미잘이 뿜어내는 작은 독성 침에서 항균과 마취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성분이 발견된 것이다.
박 교수는 “새롭게 발견된 펩타이드들을 쥐에 투약한 결과 치료 효과가 있었다”며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가 개발됐고, 뉴트리아의 간에서 웅담의 주요 성분이 발견됐듯이 향후 불가사리도 인간에게 유익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국제신경화학회지 ‘신경화학저널’에 발표됐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부경대 박남규 교수 연구팀, 불가사리서 골다공증·관절염 치료 물질 발견
입력 2017-02-26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