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영장청구… 이재용·최지성 동시 소환

입력 2017-02-27 00:01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차 수사기간을 이틀 남겨둔 26일에도 이영선(38)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갔다. 박근혜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된 이재용(49·구속) 삼성전자 부회장도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특검에 불려나와 보강조사를 받았다.

이 행정관은 대통령 자문의가 아닌 이들이 청와대에 출입해 박 대통령을 진료하는 데 도움을 준 혐의를 받는다. 그는 차명 휴대전화(차명폰)를 박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제공한 혐의도 있다. 군대 후임이 운영하는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개통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이날 구속 이후 5번째로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삼성그룹 2인자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도 이 부회장과 함께 소환했다. 두 사람은 삼성이 최씨를 지원하는 과정에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던 핵심 경영진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기간은 다음 달 8일까지다.

김정태(65)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5일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8시간 넘게 조사받고 귀가했다. 특검은 김 회장을 상대로 이상화 KEB하나은행 글로벌영업2본부장 승진 과정에 박 대통령과 최씨의 청탁이 있었는지 캐물었다. 이 본부장은 하나은행 독일법인장으로 근무할 당시 최씨에게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를 소개하고 최씨와 딸 정유라(21)씨가 특혜성 대출을 받도록 도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1월 독일 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뒤 한 달 만에 글로벌 영업2본부장(임원급)으로 승진해 특혜 인사 논란이 일었다.

김 회장은 특검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며 “안종범 수석의 인사 청탁과 지시가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그것은 다 아시는 사항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인사 외압이 있었음을 에둘러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은행은 “김 회장은 승진 청탁에 대해 은행에 어떠한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특검은 25일 최씨를 불러 보유한 총 재산 규모와 재산 은닉 여부 등도 조사했다. 특검은 재산 추적 과정에서 최씨 측이 차명으로 보유한 일부 재산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로 종료되는 1차 수사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특검은 27일쯤 이 부회장,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주요 피의자 10여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최 실장, 박상진(64) 삼성전자 사장 등 피의자로 입건된 삼성 임원들 신병처리 방향도 결정한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