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보고서 英-中 신경전… “표현자유 우려” vs “내정간섭”

입력 2017-02-26 19:02
홍콩 친독립파 성향 정당 영스피레이션(靑年新政) 소속 식스투스 바지오 렁(왼쪽)과 야우와이칭 전 입법회의원이 지난해 11월 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뉴시스

중국이 영국 정부가 홍콩 상황을 평가해 반기마다 발간하는 보고서를 두고 발끈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홍콩 관련 사무는 중국의 내정”이라면서 “영국 정부는 홍콩의 내정을 간섭하는 어떤 보고서도 발간하지 말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보고서에서 “대부분 지역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잘 작동하고 있으나 일부 사건은 우려할 만하다”며 지난해 홍콩 입법회선거와 입법회의원 선서 논란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홍콩을 중국으로 반환한 1997년 양국이 보장하기로 한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해 11월 입법회의원 선서식에서 반(反)중국 메시지를 던진 식스투스 바지오 렁과 야우와이칭의 의원직을 박탈했다. 그러나 겅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홍콩의 자치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홍콩인들은 기본법이 보장하고 있는 모든 자유와 권리를 누리고 있다”면서 보고서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