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패닉계-무슬림 흑인, 美 민주당 전국위 1·2인자에

입력 2017-02-26 19:02 수정 2017-02-27 00:16

히스패닉계 인사가 처음으로 미국 민주당의 간판 격인 전국위원회(DNC) 의장에 선출되면서 대선 패배 이후 당내 인적쇄신이 본격화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DNC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DNC 의장 선거에서 톰 페레스(55) 전 노동장관을 신임 의장으로 선출했다. 페레스 전 장관은 1차 투표에선 승리에 필요한 과반을 근소하게 넘기지 못했지만, 결선투표에선 235표를 확보하며 키스 엘리슨(53) 하원의원을 35표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민주당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페레스 신임 DNC 의장 당선인은 수락연설에서 최종 경쟁자였던 엘리슨 의원을 부의장으로 깜짝 지명했고, 엘리슨 의원은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미국 의회 최초의 무슬림이자 미네소타주 첫 흑인 하원의원인 엘리슨이 페레스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결과적으로 소수계인 히스패닉과 흑인 무슬림이 DNC의 1·2인자 자리에 오르게 됐다.

1961년 뉴욕주 버펄로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페레스 신임 의장은 브라운대학과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인권 변호사로 활약하며 진보진영 내에서 명망을 쌓아왔다. 콜로라도주 연방지법 법원서기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법무부 연방검사와 법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 등을 역임했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노동장관에 등용됐다.

페레스는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임을 막기 위해 모든 민주당원이 전면전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며 엘리슨과 한목소리로 당의 단합을 호소했다. 선거 결과를 접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페레스가 기회의 깃발 아래 우리를 통합시킬 것”이라고 강조하며 페레스가 ‘크고 담대하며 통합적·역동적인 미국’을 위해 새로운 민주당 리더십의 기반을 다질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페레스의 승리를 축하하면서 젊은 세대와 노동자 계층에 민주당을 전폭적으로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