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하더라도 북한이 입게 될 실질적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북한이 현재 받는 제재만으로도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미국 국무부는 테러지원국을 ‘반복적으로 국제 테러를 도운 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미국과 방산물자를 사고팔 수 없고 금융·무역 거래도 제한된다. 미국의 대외원조 대상에서도 제외되고 긴급 식량 지원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등 기존 대북제재에 모두 포함된 조치들이다. 따라서 테러지원국 지정에 따른 제재는 상징적 의미밖에 없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북한에 실질적 고통을 주기보다는 외교적 고립에 쐐기를 박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1983년 아웅산 폭탄 테러와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 테러 등을 저질러 1988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 20년 후인 2008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비핵화 조치 이행을 조건으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했으나 북한은 이듬해인 2009년 2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이후 미국 강경파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테러지원국 재지정 요구가 나왔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北 테러지원국 되면… 지금도 美 역대 최고 수준 제재, 실질 타격보다 외교적 고립에 쐐기
입력 2017-02-26 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