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경영복귀설… CJ ‘5조 투자’ 속도내나

입력 2017-02-27 05:02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CJ그룹 이재현(사진) 회장이 상반기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CJ는 올해 5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만큼 이 회장이 조기 복귀하면 경영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를 높이고 있다.

사면 이후 건강관리를 이유로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던 이 회장의 상반기 복귀 여부를 놓고 재계에선 ‘이제 때가 된 게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온다. 이 회장 건강 상태조차 극도로 언급을 꺼리던 CJ그룹 내부에서도 ‘복귀 기대감’을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26일 “이 회장이 복귀를 하겠다고 해야 시점을 명확히 알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사면 후 시간이 꽤 지났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어 회사를 위해선 상반기에 복귀해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 사면 직후 경영 정상화 밑그림을 그렸던 CJ그룹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또다시 ‘올스톱’ 상태가 됐다. 청와대가 이미경 CJ E&M 부회장 퇴진을 강요했다는 증언이 나왔고 경기도 고양 K컬처밸리 사업시행자 선정 과정에서 특혜 의혹도 불거졌다. CJ그룹은 이후 특별검사 수사 등에 대비하며 다시 비상 모드로 돌아섰다. 하지만 사실상 특검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만큼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의 건강 상태도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르코마리투스’라는 유전병을 앓고 있는 이 회장은 사면 직전 변형된 손과 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100% 완치 가능한 질병이 아니지만 재활 의지가 강해 짧은 거리는 혼자 걷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현안도 직접 보고를 받으며 챙기고 있다. 이 회장의 공백으로 그룹 경영을 이끌어 온 손경식 회장이 고령인 점도 이 회장의 조기 복귀론이 힘을 받는 이유다.

먼저 CJ그룹은 이 회장 복귀에 앞서 다음 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통상 12월에 단행하던 정기인사를 대내외적 상황 탓에 미뤄둔 상태다. 인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이 회장 복귀를 염두에 둔 조직개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을 정비하고 이후 이 회장이 복귀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인다.

투자와 고용 등 구체적인 계획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CJ그룹은 올해 투자액을 5조원 규모로 설정하고 대대적인 투자 방침을 정했다. 이는 지난해 투자액(1조9000억원)의 2배를 넘는 창사 이래 최대 투자액이다. 이 회장이 복귀하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공격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13년 이 회장 구속 이후 여러 차례 크고 작은 M&A에서 고배를 마신 만큼 이 회장이 직접 해외 대형 M&A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글=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