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미사일 발사 매우 화난다”

입력 2017-02-24 17:43 수정 2017-02-24 21:19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해 “매우 위험하고 용납할 수 없는 것(very dangerous and very unacceptable)”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만남 가능성에는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시험이 이미 ‘선을 넘은 것’이어서 회담도 어렵게 됐다는 의미다. 트럼프가 직접 북한을 강하게 비판함에 따라 미국이 조만간 대북 강경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는 중국이 엄청난 통제권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이 그 문제를 매우 빨리 끝낼 수 있다고 본다”고 중국 역할론을 제기했다. 이어 “중국이 끝내는 것도 조치 중의 하나이고 미사일방어(MD) 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라고 했다. 특히 트럼프는 “그보다 더 많은 대책에 대한 얘기들도 있는데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민감한 사안이어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더 많은 대책’ 중에는 미군과 의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선제타격론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는 과거 자신이 김 위원장과 ‘햄버거 회담’을 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지금도 회담이 유효한지에 대한 질문에 “나는 절대 노(No)라고는 하지 않겠다”면서 “하지만 그것은 아마도 매우 늦었다. 지금 상황에 비춰 매우 늦었다”고 답했다. 또 “우리는 그 일(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매우 화가 나 있다”면서 “솔직히 이 문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더 잘 다뤄졌어야 할 사안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은 러시아 중국 이란과 함께 미국의 4대 위협국”이라며 “북한 미사일은 미 본토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독립전문가그룹은 오는 2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의를 앞두고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기소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특히 김정은 정권의 인권침해를 서둘러 단죄하기 위해 구유고슬라비아 전범재판소(ICTY)와 르완다 전범재판소(ICTR) 같은 ‘임시 국제재판소’ 설립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