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부처 수장 대거 교체… 시진핑 권력 확실히 다진다

입력 2017-02-24 18:10 수정 2017-02-25 00:52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도부 교체가 예정된 올 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핵심 경제부처 수장을 대거 교체했다. 시 주석 측근을 기용해 권력 공고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환율·무역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4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회의 결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새 주임에 허리펑(62) 부주임이, 신임 상무부장에 중산(62) 상무부 무역협상 대표가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새 주석에는 궈수칭(61) 산둥성 성장이 임명됐다.

쉬샤오스 발개위 주임의 정년(65세) 퇴직으로 자리를 물려받은 허리펑 주임은 샤먼대 경제학 박사 출신이다. 시 주석이 푸젠성 샤먼시 부시장을 지냈던 1985∼88년 재정국 간부로 근무하며 시 주석을 보좌한 경험이 있어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들로 구성된 인맥)으로 분류된다.

가오후청(65) 상무부장 후임인 중산 부장은 저장대 국제무역 경제학 박사 출신의 무역통이다. 미국과의 통상마찰 등 대외무역 부문을 책임지게 됐다.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였을 때 저장성 부성장을 지내 역시 시자쥔으로 분류된다.

2011년부터 은감회를 이끈 상푸린(65) 주석의 자리를 이어받은 궈수칭 주석은 금융 전문가이며 주룽지 전 총리 사단에 속하는 인물이다. 인민은행 부행장과 국가외환관리국 국장, 증권관리감독위원회 주석 등을 두루 거치며 추진력이 강한 개혁파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궈 주석이 증권과 보험 감독조직을 통합하는 과정을 지휘하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법행정 개혁을 총괄하는 사법부장도 우아이잉(65)에서 장쥔(61) 중앙기율위원회 부서기로 교체됐다. 법학박사인 장 부장은 최고인민법원 부원장, 사법부 부부장 등 사법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이 환율조작국이라는 평가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중국은 환율조작의 그랜드 챔피언”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위안화 평가절하로 무역에서의 우위를 얻을 생각이 없다”며 “우리에게 그랜드 챔피언이란 모자를 씌운다면 (환율조작이 아니라) 경제 발전의 그랜드 챔피언”이라고 반박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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