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샷 후 준비된 선수가 먼저 친다… 영국왕립골프협회, 6월부터 규칙 개정

입력 2017-02-24 18:15 수정 2017-02-24 21:11
경기시간을 단축시키려는 스포츠 업계의 추세에 골프도 동참할 조짐이다. 그동안 골프는 경기시간이 긴 탓에 지루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천천히 치는 ‘슬로 플레이어’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오는 6월 열리는 브리티시 아마추어 골프대회 예선부터 준비된 선수가 먼저 공을 치는 규칙을 적용하겠다고 24일(한국시간) 밝혔다. 골프룰에서는 티샷 이후 홀컵에서 멀리 떨어진 선수부터 공을 치도록 돼있다.

마틴 슬럼버스 R&A 회장은 “시간 단축은 골프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프로선수는 유망주들의 롤모델이다. 제이슨 데이(호주)와 같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도 경기시간 단축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는 ‘슬로 플레이’를 즐겨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가장 느린 선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서 R&A는 지난달 미국골프협회(USGA)와 더불어 선수 편의와 경기시간 단축 등을 이유로 골프규칙을 일부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분실구 찾는 시간을 현행 5분에서 3분으로 단축하는 것, 스파이크 자국에 대한 보수 허용, 어깨 외에도 다양한 높이에서 볼을 드롭 가능한 것 등이 룰 개정 사항으로 언급됐다.

PGA 투어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도 경기시간 단축에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그는 지난달 “골프의 경기속도가 지금보다 더 빨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 역시 “골프를 TV로 시청하는 사람은 많지만, 직접 보러 오는 사람은 적다. 경기시간이 하루에 5∼6시간씩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관계자는 “KLPGA도 R&A, USGA 등이 추진하는 경기시간 단축 방안에 대해 긍정적”이라며 “룰이 개정되면 이에 맞출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미국)는 지난 18일 “신중한 건 결코 느린 게 아니다”라며 슬로 플레이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