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전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 특사로 파견됐던 3인 중 한 명이었던 이준 열사의 집터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 열사가 대한제국 고종 황제에게 특사 신임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집터(사진)를 찾아냈다고 23일 밝혔다.
헤이그 특사에 관한 자료는 이들이 ‘밀사’ 신분인 탓에 관련 사항들이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다. 다만 이 열사의 사위 유자후가 쓴 ‘이준 선생전’에 의하면 이 열사가 특사 신임장을 받은 곳이 ‘북서 인현 11총 17호’라고 언급돼 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당시 쓰였던 지번 주소체계로는 정확한 주소를 알기 어려웠다.
연구소는 과거 신문 보도와 토지대장 등을 살펴본 결과 이 열사의 집터가 우리나라 최초 여성 잡화점인 부인상점이 있던 곳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1926년 창간된 대중잡지 ‘별건곤’에는 부인상점이 중국요리점 ‘장송루’ 자리에 있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연구소는 이를 토대로 이 열사의 집터가 안국동 152번지라고 결론지었다. 1964년 학교법인 덕성학원이 이곳을 매입해 1975년 안국동 148번지로 통합말소됐다. 현재 이 자리에는 하나은행 안국동 지점이 있는 ‘해영빌딩’이 세워져 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민족문제연구소, ‘헤이그 특사’ 이준 열사 안국동 집터 첫 확인
입력 2017-02-23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