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시흥캠퍼스 사태가 해외까지 번지고 있다. 서울대 학생들이 시흥캠퍼스 설립에 반대하며 대학 본부를 점거한 지 137일째로 접어들면서 해외 학자·단체들까지 점거 학생 측에 가세하고 나섰다.
서울대 총학생회를 비롯해 본부 점거 학생들로 구성된 서울대 본부점거본부는 2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 12개국에서 79명과 8개 단체들이 서울대 학생들에 대한 탄압 중단과 시흥캠퍼스 철회를 요구하는 국제연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본부점거본부에 따르면 연서명에는 데이비드 하비 뉴욕시립대 교수, 알렉스 캘리니코스 런던대 킹스칼리지 교수 등 해외 석학과 유럽 각국의 정치인 노동조합 사회운동 단체 대학교 학생회 활동가 등이 함께했다. 본부점거본부는 체코의 사회주의 단체 ‘사회연대’도 지난 16일 주체코 한국대사관에서 서울대 점거 농성 연대 시위를 벌이고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20일 전했다.
연대 성명서는 “한국 최고 대학이라는 서울대의 문제는 단지 서울대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로 변해 온 한국 대학 교육 전체의 문제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본부점거본부 관계자는 “해외에 있는 단체까지 연대하는 것은 그들 역시 서울대의 시흥캠퍼스 같은 신자유주의적 공격의 희생양이자 대학의 기업화 흐름에 맞서 온 이들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국제연서명에는 2006년 정부의 대학 민영화 정책에 맞서 점거 농성을 벌인 적 있는 그리스 학생회 활동가 다수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태는 지난해 8월 22일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학생들의 반대에도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체결을 강행하면서 불거졌다. 학생들은 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해 10월 10일부 터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점거 농성은 100일이 넘었지만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서울대 사태’ 해외석학도 가세
입력 2017-02-23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