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집 가운데 한 집이 1인 가구다. 모든 연령층에서 비중이 늘고 있다. 혼자 밥 먹고 혼자 노는 데 익숙하고, 위험보다는 안전을 추구하는 이들이다. 1인 가구의 경제를 말하는 ‘일(1)코노미’가 금융권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3일 연소득 1200만원 이상 20∼40대 1인 가구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1인 가구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이 홀로 사는 이유는 학교 및 직장 때문이거나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다. 1인 가구는 주로 5∼10평(40.2%)의 원룸(33.7%)에 산다. 자기 소유의 집(13.1%)보다 전세(36.4%)나 월세(36.1%), 반전세(10.3%) 등으로 거주한다.
홀로 하는 것에 당연히 익숙하다. 하루 평균 두 끼를 혼자 먹는 경우(평일 41.5%, 주말 49.2%)가 많았고 세 끼 모두 혼자 먹기도(평일 10.2%, 주말 17.8%) 한다. 혼자 하는 여행·식사·쇼핑이 편하고, 4명 중 1명은 생활용품 렌털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 1인 가구의 11.9%는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여성(16.0%)이 남성(8.7%)보다 많다. 이들은 인터넷뱅킹보다 모바일뱅킹을 더 선호한다.
1인 가구의 주된 걱정거리는 ‘주택구입자금’과 ‘노후자금’이었다. 20∼40대 1인 가구의 86.0%는 은퇴 및 노후를 이미 준비하고 있거나 관심을 갖고 있었다. 연소득이 낮을수록 전세·생활·결혼자금 마련을 걱정했고, 연소득이 높을수록 주택·노후·질병·재난 대비 자금 마련을 준비했다.
하지만 위험한 투자보다는 안전자산을 선호했다. 금융상품 투자금액 가운데 입출식 계좌(17.5%), 예·적금(59.2%) 같은 안전자산 비중이 76.7%를 차지했다. 주식·선물·옵션은 8.6%, 펀드·신탁은 5.1%에 그쳤다. 대출이 있는 1인 가구는 42.5%나 됐다. 주로 주택자금이나 전세자금 용도로 빌렸고 앞으로 받을 대출도 같은 용도로 쓸 계획이라고 답했다.
보험도 1인 가구의 81.5%가 가입하고 있다. 실손보험(66.3%), 자동차·운전자보험(41.0%) 순으로 가입자가 많았다. 월 10만원 이상 보험료를 납입하는 가구가 68.5%나 되는데 나이가 많아질수록 납입액도 늘었다.
KB금융은 늘어나는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KB 일코노미 상품 패키지(적금·대출·카드·보험·펀드·ELS)’를 다음 달 초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를 지원할 ‘1인 가구 연구센터’도 금융권 최초로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1인가구 “반려동물 키워요” 12%… “노후 걱정” 86%
입력 2017-02-2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