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어떤 ‘무빙 처치’가 좋을까요?

입력 2017-02-24 00:00
열정적으로 전도하는 지계환 기사(왼쪽)와 차분하게 전도하는 신인섭 기사가 각각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도로에서 포즈를 취했다.

얼마 전 택시를 탔다가 전도에 열심인 기사님 두 분을 연달아 만났습니다. 그런데 두 분의 전도 방식은 아주 달랐습니다. 지계환(한마음교회) 기사님은 ‘속사포’ 쏘듯 맹렬하게 복음을 전한 반면, 신인섭(은평중앙교회) 기사님은 부드러운 어조로 신중하게 하나님 얘기를 꺼냈습니다. 지 기사님은 타자마자 “나처럼 멋진 기사를 만난 걸 축하 드린다”며 큰소리로 인사했습니다. 이어 “하나님을 믿어야 천국에 갈 수 있고 하나님을 아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취지로 쉴 새 없이 말했습니다. 참 열정적이라고 느꼈습니다. 한편엔 부담스러워하는 승객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 기사님은 날씨 이야기를 먼저 꺼내셨던 것 같습니다. “추우시죠”라고 물은 뒤 히터를 높여주셨습니다. 이후 백미러로 제 안색을 보셨습니다. 건강에 대해 조언을 해주신 뒤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이어갔습니다.

저는 두 분이 매번 그렇게 전도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지 기사님은 “모든 분들에게 항상 복음을 전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신 기사님은 “복음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장거리 손님에게 주로 전도를 한다”고 했습니다. 한국운전기사선교연합회에 등록된 회원은 70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리스도인이 운전하는 차는 ‘무빙 처치’(Moving Church·움직이는 교회)입니다. 운행하는 동안 승객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으니까요.

두 기사님에게 승객의 항의를 받아본 적은 없는지 물었습니다. 지 기사님은 “종종 항의를 받아요. 한 아주머니는 듣기 싫은 얘기를 억지로 듣게 한다면서 경찰서에 신고한 적도 있어요”라고 했습니다. 신 기사님은 “항의받은 적은 없어요. 들을 마음이 별로 없어 보이는 분에겐 억지로 전하지 않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어떤 무빙 처치가 더 좋을까요. 전도는 하나님의 명령(행 1:8)입니다. 하지만 억지로 복음을 전하는 건 되레 기독교에 대한 오해나 반감만 심어주는 건 아닐까요. 예수님은 온유하고 겸손한 당신의 모습을 배우라고 하셨습니다(마 11:29). 예수님처럼 온유하게 전도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예수님이 더 기뻐하는 방식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글·사진=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