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백악관 ‘빅4’ 권력 서열… 프리버스, 꼴찌→ 1위

입력 2017-02-23 18:06 수정 2017-02-23 21:09

라인스 프리버스(45) 비서실장, 스티브 배넌(63) 수석전략, 켈리앤 콘웨이(50) 선임고문, 재러드 쿠슈너(36) 선임고문. 이 네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 중 ‘빅4’로 불린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취임한 지 겨우 5주가 지나는 동안 빅4 간 권력서열의 부침이 심했다고 진단했다. 백악관의 권력서열이 요동친다는 건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

◇1위 부상 프리버스=WP가 첫 조사를 실시한 지난 14일 프리버스의 영향력은 빅4 중 꼴찌였다. 트럼프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고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낙마하면서 프리버스의 장악력이 도마에 올랐다. 프리버스가 데려온 숀 스파이서 대변인에 대한 트럼프의 인색한 평가도 한몫했다. 그러다 트럼프가 선택한 H R 맥마스터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 후보에 대한 여야의 평가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프리버스에 대한 트럼프의 신뢰가 급속히 회복됐다. WP는 “프리버스가 트럼프를 정통파 정치인으로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백악관을 통제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2위 후퇴 배넌=배넌은 첫 조사 때 1위였다. 반이민 행정명령을 비롯한 주요 정책이 대부분 그의 손을 거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고 실세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자신이 몸담았던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 수석편집자 밀로 야노플로스의 ‘소아 동성애 발언’으로 타격을 받았다. 배넌의 오른팔인 야노플로스는 “동성애의 세계에서 13살 이하 소년과 성인 남성의 성적 관계가 때로는 소년의 정체성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가 보수단체의 반발을 사는 등 물의를 빚자 수석편집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가 배넌의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직 박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WP는 “그러나 트럼프가 ‘반이민’ 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언론은 공공의 적’이라고 발언한 것을 보면 아직 배넌은 트럼프의 궤도에 큰 힘으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3, 4위 추락 콘웨이와 쿠슈너=콘웨이는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MSNBC방송과 CNN방송 등이 콘웨이의 인터뷰 내용의 진실성 결여를 문제 삼아 방송출연을 보이콧하는 등 기피인물로 지목한 게 결정적이었다. 트럼프가 챙겨보는 방송에서 콘웨이의 모습이 사라진 건 그녀에게 위기라는 게 WP의 분석이다.

트럼프의 사위 쿠슈너는 3위에서 4위로 주저앉았다. 부인인 이방카의 그림자에 가려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특히 그가 최근 CNN의 모회사인 타임워너의 개리 긴즈버그 부회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CNN 보도에 불만을 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타격을 받았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