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쿠릴열도에 사단 규모 軍 추가 배치키로

입력 2017-02-23 18:04

러시아가 일본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쿠릴열도에 사단 규모의 군대를 새로 배치하기로 했다. 러시아와 빨리 평화조약을 맺고 남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을 반환받고 싶어 하는 일본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22일 러시아 하원에서 “(쿠릴열도를 포함한) 우리 섬들을 방어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연내 사단 규모의 군대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배치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현재 러시아는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쿠릴 4개섬 중 2곳에 3500명 규모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쇼이구 장관의 발언은 어떻게든 영토 문제 협상을 진전시키려는 일본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나 다름없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23일 기자회견에서 “남쿠릴열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우리 입장과 상충돼 유감스럽다고 러시아 측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방영토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며 “양국이 수용 가능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도록 끈질기게 협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열리는 양국 외교·국방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를 다룰 방침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