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최초 10나노 AP, 갤S8 두뇌가 된다

입력 2017-02-23 18:24
삼성전자 엑시노스9(8895).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갤럭시S8에 업계 최초로 10나노 공정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탑재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미세 공정에서 경쟁 업체보다 한발 앞서가며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0나노 핀펫 공정으로 만든 프리미엄 모바일 AP 엑시노스9(8895)을 1월부터 양산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엑시노스9은 3월 공개 예정인 갤럭시S8에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국가별 상황에 맞춰 갤럭시에 퀄컴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를 병행 사용해 왔다. 올해 갤럭시S8에는 스냅드래곤835와 엑시노스9이 함께 사용될 예정이다.

스냅드래곤835도 삼성전자가 10나노 핀펫 공정으로 지난해 10월부터 파운드리(위탁생산)하고 있다. 스냅드래곤은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 상당수가 사용하고 있는데, 스냅드래곤835는 갤럭시S8에 가장 먼저 사용된다.

갤럭시S8보다 한 달가량 먼저 판매되는 LG전자 G6는 14나노 공정의 스냅드래곤821이 탑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냅드래곤835를 쓰는 다른 업체 스마트폰은 갤럭시S8 이후에나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스마트폰 사양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AP 성능 차이를 크게 느끼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엑시노스9은 이전 세대보다 성능은 높아지고 전력 소모는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9이 기존 14나노 공정 대비 성능은 27% 향상된 반면, 소비전력은 40% 절감됐다고 설명했다. 또 업계 최초로 5CA(주파수 결합) 기술을 구현해 다운로드 속도가 최대 1Gbps에 달한다.

엑시노스9은 그래픽 처리 기능이 대폭 강화돼 초고화질(UHD) 영상을 최대 초당 120프레임으로 촬영 및 재생할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딥러닝 같은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 마케팅팀장 허국 상무는 “엑시노스9은 최첨단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삼성의 최고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이라며 “차세대 스마트폰, 태블릿, VR 및 AR 기기, 자동차 분야 등 혁신적인 제품 개발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10나노 공정으로 프로세서를 양산하는 건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파운드리에서는 5% 안팎의 점유율로 4위에 머물러 있다. 경쟁 업체들이 더딘 걸음을 하고 있는 만큼 10나노 제품 양산은 삼성전자엔 시스템반도체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인텔은 2년 단위로 미세 공정을 전환하는 ‘틱-톡’ 전략을 구사하다 14나노 공정 도입 이후에는 3년 단위인 ‘P-A-O’로 수정했다.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는 상반기 10나노 공정 도입을 천명했지만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들어가는 AP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TSMC는 파운드리 시장 세계 점유율 50% 이상으로 1위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