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만 (한국인의) 무대가 아닙니다. 전 세계를 위해 기도하며 일해야 합니다.”
그는 한국 크리스천들에게 꿈과 신앙적 도전을 불어 넣어주며 한국을 위해 매일 1분씩 기도했다. 미국과 한국의 국가조찬기도회를 태동시킨 실질적 산파였고, 수많은 국가 지도자들과 오피니언 리더들의 영적 스승이기도 했다.
전 세계를 돌면서 각국 지도자들의 신앙 멘토로 활동했던 더글라스 에반스 코(Douglas Evans Coe·사진) 박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의 자택에서 심장마비 등의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1928년 미국 오리건 주 메드포드에서 태어난 코 박사는 윌라미트대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했다. 대학 시절 전도활동 중에 감리교 출신의 에이브러함 베레이데 목사를 만난 게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1953년 베레이데 목사와 함께 국가조찬기도회 발족에 참여한 그는 1956년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부터 미국 상·하원을 중심으로 한 국가조찬기도회 조직을 맡아왔다.
‘추수할 것은 많되 일군이 적으니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청하여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주소서 하라.’(눅 10:2) 코 박사는 이 성경 구절을 사명으로 삼았다. 비영리재단인 더펠로우십(The Fellowship)을 이끌어오며 전 세계 유력인사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고 회심을 촉구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복음주의자 25인’에 그를 포함시켰다. 코 박사는 특히 공개적으로 나서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사역을 선호했다. 이 때문에 빌리 그레이엄 목사보다 고위층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기독교계 인사라는 뜻의 ‘스텔스 빌리 그레이엄’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구설에 휘말린 적도 있다.
한국을 향한 그의 사랑은 특별했다. 1960년대 고 김준곤 목사, 과학기술처 장관을 지낸 정근모 장로 등과 교제하면서 한국의 국가조찬기도회가 출범하는 데 도움을 줬다. 1970년대 들어서는 지미 카터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방침을 발표하자 철군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이를 철회하도록 힘을 보탰다.
정 장로는 “코 박사는 1959년부터 한국을 위해 매일 1분씩 기도할 정도로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하신 분”이라며 “10여년 전 방한했을 때 강연에서도 ‘예수는 우리의 전부며 우리는 예수를 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회고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한국 위해 매일 1분씩 기도 더글라스 에반스 코 별세
입력 2017-02-24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