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삶] 유채꽃 소식

입력 2017-02-23 18:10
봄의 시작을 알리는 유채꽃

제주에서 유채꽃 소식이 들려온다. 비교적 일찍 피는 유채꽃은 샛노란 색깔 덕분에 봄의 전령으로 제격이다. 4월 무렵이면 전국 각지에서 유채꽃 축제를 할만치 유채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관상용으로 사랑받는 두해살이 식물이다. 이름 그대로, 유채 씨앗에는 기름이 들어 있어 식용유를 얻기 위해 1960년대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농작물이기도 하다.

유채꽃처럼 모든 색 중에서 가장 밝은 노랑은 정겹고 명랑하다. 졸업이나 입학하는 날에 선물하기 좋은 꽃 색깔이다. 노랑이 가득한 공간은 기분을 좋게 만든다. 그래서 웃음의 상징인 스마일 마크는 노랑이다. 태양의 색인 노랑은 친절한 느낌을 준다. 우리 몸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비타민C는 노랑과 잘 어울린다. 노란 꽃을 들여다보면 밝고 명쾌한 빛의 파장이 뇌를 활발하게 만들고 긴장과 스트레스를 이완시켜준다. 노랑은 명예와 지혜, 부자와 권력의 색으로 통한다. 벼와 보리 이삭이 노랑이고 황금 또한 노랑이다.

노랑이 언제나 긍정적인 색으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도로에서 보듯 노랑이 검정과 함께 배색되면 금지의 신호가 된다. 검정 바탕에 노랑 줄무늬를 가진 동물은 독을 품었다는 경계의 대상이다. 노랑은 질투와 배반자의 색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안전한 귀향을 바라는 ‘노란 리본’이나 축구의 ‘옐로 카드’, 인색한 사람 ‘노랭이’와 같이 상징적 의미가 강한 색 또한 노랑이다.

세상의 모든 색들은 긍정과 부정의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 겨우내 움츠린 몸과 마음을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유채꽃을 보면서 노랑이 주는 부정적 의미에 얽매일 필요는 없겠지만, 노랑이 갖는 느낌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마케팅 업무에 종사하거나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할 색이 노랑인 것만은 분명하다.














성기혁(경복대 교수·시각디자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