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하고 투명한 기업문화가 정착돼야 직원들의 부패·비리 척결 및 반부패 청렴수준의 성과가 향상될 수 있다. 구성원들의 법규준수 여부를 판단하거나 징계하는 사후 조치보다는 다양한 청렴윤리활동을 통해 직원들의 의식 개선을 유도하는 것이 감사실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런 점에서 이규양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상임감사가 주목된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그는 구성원들의 청렴수준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짧은 기간에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은 이 상임감사가 오는 3월 27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2017 미래감사포럼’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쿠키뉴스 주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정부부처 감사관은 물론, 공공기관 상임감사, 감사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감사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감사인의 역할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감사 담당자들이 주인이 돼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공공기관 상임감사를 대표해 ‘2017 미래감사포럼’ 조직위원장으로 위촉된 소감은.
▷‘2017 미래감사포럼’은 공공기관 감사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감사인의 역할에 대해서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는 자리다. 현재 감사업무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의 상임감사 또는 감사위원이 주인이 돼 서로 소통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감사의 직책이란 크게 보면 조직의 현안을 파악하고 진단해 이를 해결해 나가는 자리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조선 중기 명신이자 학자인 율곡 이이는 ‘언로개색(言路開塞) 흥망소계(興亡所係)’라 했다. ‘언로가 열렸느냐 막혔느냐에 따라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것이 달려 있다’는 뜻으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포럼에 참석하는 모든 감사인 간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조직위원장으로서 면밀하게 준비하도록 하겠다.
-포럼에서 주로 논의될 공공기관 감사업무의 중요성과 감사인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요약할 수 있는가.
▷감사를 영어로는 ‘Auditor’라고 하고, 감사 행위는 ‘Audit’라고 한다. 두 단어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듣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audire’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결국 감사는 ‘잘 듣는 일’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가장 훌륭한 의사는 병을 잘 고치는 의사가 아니라 병에 걸리기 전에 미리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는 의사다. 감사도 마찬가지다. 사고가 터진 후 아무리 수습을 잘해도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하는 것만 못하다. 그래서 사전예방 감사가 중요한데, 효과적인 예방 감사가 되려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진단과 예측’을 잘 해야 된다. 감사인이 진단과 예측을 잘 하기 위해서는 항상 경청하고 소통해야 한다. 진솔한 소통을 했을 때에만 상대방이 마음의 문을 열고, 마음의 문이 열려야만 피상적 문제점이 아닌 내재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 미래감사포럼’ 조직위원장으로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감사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는.
▷공공기관은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시대적 흐름에 따라 그 기능을 꾸준히 변화시키고 공공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 변화는 지금까지 조직에서 답습해왔던 관행이나 인습을 버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하지만 관행이나 인습은 ‘오래된 구두’ 같아서 편하고 익숙하다. 익숙한 나머지 바꿀 필요 자체를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이처럼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잘못된 관행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감사인은 조직의 재무 건전성과 운영 효율성 제고와 더불어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아울러 청렴실천 생활화를 솔선수범하고 감사인의 윤리수준을 스스로 높여 조직의 모범이 돼야 한다. 감사인에게 청렴은 단순히 지키면 좋은 것이 아니라, 지켜야 사는 것으로 인식돼야 한다. 매일 산소를 마시는 것처럼 청렴문화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 돼야 한다.
이은철 기자 dldms8781@kukinews.com
[감사에게 듣는다-이규양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상임감사] 청렴은 윤리신조 아닌 지켜야 할 의무
입력 2017-02-26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