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한국농어촌공사를 이끌어갈 수장으로 정승(59·사진) 사장이 부임했다. 정 사장은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농림수산 관련 요직을 두루 거쳤다. 농림수산기술기획평가원장,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식품의약품안전처장까지 지낸 그의 관록이 최근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취임 후 지난 4개월여 동안 공사를 이끌어가면서 스마트팜과 ICT 물관리 등 4차 산업혁명기술을 시설농업, 수출단지에 적용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직원들 사이에서는 그가 취임하면서 밝힌 “기후변화와 시장개방 등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한 정책방향과 대안을 수립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가 조금씩 틀을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농어업 환경을 어떻게 진단하는가.
▷농어업인에게 꼭 필요한 사업을 해나가려면 메가트렌드와 같은 환경 변화를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홍수 등 재해 위험이 커져 안전영농 및 환경 관련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쌀 과잉생산에 따른 수급 조절 차원에서 타 작물 전환, 스마트팜, 수출단지 조성 등으로 유도할 필요도 있다. 벼 재배면적의 경우 지난해 77만9000ha에서 올해 74만4000ha로, 내년에는 71만1000ha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저출산 장수시대의 도래로 농어촌 정주여건 및 농어촌 맞춤형 복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진행으로 스마트팜 등 신기술을 활용한 농업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농어업 환경 변화에 대응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쌀 중심의 농업생산 기반사업에서 복합영농생산 기반사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쌀 중심의 기계화 영농기반 조성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반면 밭농사, 생활, 환경용수 등 복합영농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농업 형태에 맞는 다목적 용수개발 및 맞춤형 배수개선은 확대돼야 한다. 또한 기후변화와 지진 등에 대응한 저수지, 방조제 등 기반시설의 재해대비능력 강화가 절실하다. 그런 점에서 공사는 노후시설 정비와 안전보강 등 과학적인 재해대비 및 국민안전시스템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내진대상 저수지 범위를 확대하고 지진 발생 시 위험반경 내 시설 관련 복합정보도 제공해야 한다. 수량 중심에서 수량과 수질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물 관리체계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
-평소 강조하는 농어촌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방책은.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농어업이 많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농어촌관광활성화를 위한 신규 관광상품 개발, 관광콘텐츠 제공 확대, 관광서비스 품질을 향상,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 등을 추진해야 한다. 또 현장컨설팅을 강화해 농어촌공동체회사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6차산업 활성화를 위한 6차산업 경영체 육성, 우수경영체 DB 구축, 신규정책 발굴 등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둘째, 농어촌이 도시 못지않은 생활여건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지역개발 자문단 구성·운영, 유관기관간 협력 등 준공권역 활성화 방안 마련을 통해 지자체와 농촌마을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농어민과 국민들에게 전하고 메시지가 있다면.
▷시장개방과 장수시대의 도래, 기후변화 등 농어촌에 여러 어려움이 있다. 6차산업화, 제4차 산업혁명과의 결합 등으로 최근 농어업은 ‘돈 되는 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우리 공사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농어촌의 경제력 확보와 농어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사업들을 발굴·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농어촌의 희망을 찾는 길에 농정의 최일선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가 늘 함께할 것이다.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양병하 기자
[기관장 초대석-정승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농어업도 돈 되는 시대… 새희망 불어넣겠다”
입력 2017-02-26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