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가 6개월 연속 오르면서 밥상물가에 빨간 불이 켜졌다.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 여파와 구제역 확산 악재가 남아 있어 축산물 역시 가격 상승 요인이 잠재해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2.17로 전월 대비 1.5%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 올라 2011년 12월 4.3% 상승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통계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돼 업계에서는 당분간 농수축산물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물가지수도 같은 기간 2.0% 올랐다. 2012년 10월 2.1% 상승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1%대 인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상품 배추 1포기 소매가는 4010원으로 평년 대비 82.7% 올랐으며 마늘과 양파도 같은 기간 각각 63.6%와 82.7% 올랐다.
한우 등심과 한우 갈비도 평균 20.9% 올랐으며 수요가 많은 돼지고기 삼겹살도 15% 이상 뛰었다. 아직 구제역 여파가 시장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진화에 시간이 걸릴 경우 축산물 가격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일 충북 보은에서 구제역 발생 이후 현재까지 21개 농장 1425두가 살처분됐다.
소에 대한 백신 일제접종이 완료되고 7일 연속 추가 의심사례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돼지고기는 구제역에 노출된 상태다. 돼지의 경우 A형 바이러스 백신 접종률이 낮아 확산되기 시작할 경우 가격이 뛸 가능성이 크다.
계란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평년 대비 37.5% 높다. 계란 수입 등 정부조치로 인해 계란 특란 기준 한 판 소매가는 7580원으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지만 평년 가격인 5512원에 비해 턱없이 높다.
AI 여파로 육계 가격도 덩달아 올라 지난해 12월 ㎏당 888원이었던 산지 가격은 지난 14일 2200원으로 150% 가까이 폭등했다. AI로 인한 육계 살처분 두수는 17만9000여마리로 전체의 5.4%에 불과하지만 발병 농가 기준 3㎞ 방역대에 육계농장까지 묶이면서 병아리 입식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롯데마트·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는 지난 9일 닭고기 가격을 5∼8% 인상했으며 일부 마트에서는 23일부터 추가로 10%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육계기업과 함께 냉동 닭 7000톤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지만 소비량이 많은 음식점과 급식시설 등이 우선돼 일선 판매가격을 낮추기에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제역과 AI로 인한 여파가 산지에 남아있다”면서 “육계의 경우 병아리 입식 이후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상승폭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날뛰는 밥상 물가… 누가 잡나
입력 2017-02-26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