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변론기일 27일로 연기 朴 대리인, 막말·비난 퍼부어

입력 2017-02-22 18:02 수정 2017-02-23 00:16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이 22일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 제16차 변론에서 헌법재판관과 국회에 막말과 비난을 퍼부었다. 재판부를 향해 “국회 측 대리인이냐”고 하고 국회에 대해서는 “야쿠자” “대역죄인”이라고 했다. 막바지에 이른 탄핵심판을 지연하려는 의도라고 헌재는 지적했다. 박 대통령 측은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을 오는 24일에서 27일로 연기했다. 박 대통령 측은 “27일도 빠르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언론 브리핑에서 헌재 선고에 승복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지금 말하기 어렵다”며 답을 피했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들은 헌재 대심판정에서 오후 2시부터 4시30분까지 4명이 연속 변론을 했다. 김평우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강일원 재판관이 증인 신문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며 “법관이 아니다”라고 폭언했다. 이 권한대행은 “그런 말씀을 감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나”라며 “사실관계를 알고 말하라. 강 재판관은 주심이라 질문이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회장은 “(재판관 8명이 선고하면) 한국은 자칫 잘못하면 내란 상태가 된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 측은 탄핵소추가 국회 의결부터 잘못됐다며 여야 원내대표 등 20여명을 새로 증인 신청했다. 재판부가 기각하자 “편파 진행”이라며 강 재판관을 재판에서 빼달라는 기피신청을 냈다. 재판부가 “심판 지연이 목적인 신청”이라며 각하하자 조원룡 변호사는 “재판장님이 국회랑 편 먹고 뛰는 것 같다”고 외쳤다. 이 권한대행은 “함부로 말한다고 다 설득력 있는 것 아니다. 관련 소송법을 보라”고 지적했다. 김 전 회장은 “재판부가 권성동 탄핵소추위원장 대리인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춘석 국회 탄핵소추위원은 언론 브리핑에서 “국회와 헌재 재판을 송두리째 부인하는 안하무인격 태도”라며 “선고 1∼2일 전 박 대통령이 하야하는 거대한 시나리오로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자유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박 대통령이 헌재 결정 전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며 “날짜는 3·1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진 사퇴하는 방안까지 고려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청와대는 “전혀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헌재가 최종 변론기일을 미뤘지만 다음달 13일 이 권한대행 퇴임 전까지는 약 2주의 시간이 있다. 퇴임 전 선고는 아직 가능하다.
















나성원 하윤해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