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선수 생명이 위협받습니다. 선처 부탁드립니다.”
22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 501호 법정.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메이저리거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재판부에 “벌금형을 선고해 달라”고 읍소했다. 변호인은 “강정호는 현재 누나 집(경기도 김포)에 머물며 사설 연습장에서 타격 연습을 하고 있다”며 “만약 벌금형이 선고되지 않으면 미국 비자 발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강정호는 재판 내내 피고인석에서 고개를 숙였다.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술을 마시고 자신의 BMW 승용차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를 달리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그대로 달아났다.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084%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음주운전 전력으로 ‘삼진아웃’ 제도에 걸린 강정호는 이 사건으로 면허가 취소됐다. 법원은 “정식 재판의 필요성이 있다”며 약식 기소된 그를 법정에 불렀다. 피고인 신분이 된 강정호는 지난 18일 시작된 소속팀 피츠버그의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강정호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며 “마지막 기회를 주시면 모범이 될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다음 달 3일 선고공판을 열기로 했다.
주폭(酒暴)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동선(28)씨도 이날 재판을 받았다. 김씨는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종업원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파손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 수감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종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김씨는 “구치소에서 생활하며 정말 많이 반성했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말하다 울먹였다. 연옥색 수의 차림의 김씨는 구치소에서 짧게 머리를 깎았다. 이 부장판사가 직업을 묻자 김씨는 “직업이 없다. 여기(구치소) 들어오면서 사직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양민철 황인호 기자 listen@kmib.co.kr
메이저리거·한화 3남, 음주 추태로 법정에 섰다
입력 2017-02-22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