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중국의 ‘나쁜 손’을 실력으로 완벽히 극복했다. 장거리 간판 이승훈(29·대한항공)은 동계아시안게임 한국인 역대 최다 금메달 수상 기록을 갈아치웠다.
심석희(20·한체대)는 22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경기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30초37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를 차지한 최민정(19·성남시청)과 함께 사이좋게 메달을 나눠 가졌다.
심석희는 지난 20일 1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데 이어 21일엔 500m에서 금메달을 노렸다. 하지만 중국 선수들의 물귀신 작전에 막혀 실격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판커신이 손으로 심석희의 무릎을 잡으면서 다른 중국 선수가 금메달을 따냈다. 판커신은 적반하장으로 “심석희가 날 밀지 않았다면 우승을 차지했을 것”이라고 강변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열린 1000m에서 아쉬움을 털어냈다. 실력으로 중국의 ‘비매너’를 이겨 기쁨이 더했다. 나쁜 손의 당사자 판커신은 준결승에서 탈락했고, 심석희와 최민정은 결승에서 중국의 궈이한을 초반부터 멀찌감치 따돌려 ‘부정행위’를 할 간격을 주지 않았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노도희(22·한국체대), 김지유(18·잠일고), 김건희(17·만덕고)와 함께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 나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두 선수는 나란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는 서이라(24 화성시청)가 금메달, 신다운(24·서울시청)이 은메달, 이정수(28·고양시청)가 3위를 차지했다. 다만 한 종목에서 한 국가에 3개 메달을 주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동메달은 4위에 머문 일본의 타나베 게이타에게 돌아갔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선 남녀 ‘장거리 간판’ 이승훈과 김보름(24·강원도청)이 각각 1만m·팀추월과 50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대회 3관왕이 된 이승훈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수집한 금메달 개수를 6개로 늘리며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가 보유 중인 한국인 역대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5개)을 넘어섰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나쁜 손 희생양’ 심석희, 분노의 금빛 질주
입력 2017-02-23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