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기업 대폭 늘린다… “진입 장벽 허물자” 상장 통로 5개로

입력 2017-02-23 05:01
‘한한령(限韓令·중국의 한류 금지령) 한파’ 등 외부 악재로 지난해 코스닥시장이 8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른바 ‘테슬라 요건’을 도입하는 등 더 많은 기업을 상장시켜 돌파구를 찾을 방침이다.

거래소는 지난해 말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이 201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00억원 줄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8월 216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오르기도 했지만 ‘한한령’ ‘한미약품 사태’ 등 잇따라 악재가 닥쳤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가총액이 전년 대비 감소하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전년보다 1000억원 줄어든 2조4000억원으로 2013년 이후 3년 만에 내리막을 탔다. 신규 IPO(주식공개 상장) 기업도 82곳으로 2011년 이래 처음 줄었다.

거래소는 코스닥시장 부진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상장 방식 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상장 기업 수를 늘리고 외국인 수요를 확보하는 등 보다 능동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거래소는 지난달 코스닥시장의 일반 상장 방식에 테슬라 요건을 추가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 ‘테슬라’에서 이름을 딴 테슬라 요건은 이익을 내지 못한 기업이라도 영업 기반과 성장 가능성을 따져 상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또 거래소는 특례상장에 기술평가 특례, 성장성 특례를 신설했다. 최근 주목받는 바이오와 헬스, IT(정보기술) 등 4차 산업 종목이 성장할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다. 테슬라 요건을 더한 일반 상장까지 감안하면 전체 진입 통로가 5개로 늘어난다.

거래소 관계자는 “‘숫자’에서 ‘유형’으로 상장요건 방향 자체를 틀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테슬라 요건 도입 등 투자를 끌어낼 기업을 유치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 투자자를 끌어들이려는 노력도 계속된다. 영문으로 된 시장정보 리포트를 발간하고 기업들에 국제 기업설명회(IR) 개최를 유도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와 영국,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기업도 유치할 예정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