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인 중국인 과학자들이 미국 국적을 버리고 조국의 품에 안겼다. 중국인들은 열광했다. 중국과학원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양전닝(95)과 컴퓨터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투어링상 수상자 야오치즈(71)가 중국과학원 원사(院士)로 정식 등록됐다고 21일 밝혔다. 원사는 중국 정부가 최고 권위의 과학 기술자에게 붙여주는 칭호다.
두 과학자는 모두 미국 국적자였다. 외국 국적을 버리고 중국과학원의 정식 회원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두 과학자는 외국인 원사로 등록돼 있었다. 과학원은 “두 석학의 합류로 중국 과학계의 국제적 영향력이 확대됐다”고 반겼다.
1922년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태어난 양전닝은 시난연합대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화교였던 리정다오와 함께 195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으면서 중국 국적자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로 기록됐다. 하지만 1964년 3월 미국 국적을 택하면서 중국계 미국인이 됐고 동시에 중국은 중국 출신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잃었다. 양전닝은 1998년부터 칭화대 교수로 일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양전닝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임종 직전까지 내가 중국 국적을 포기한 것을 용서하지 않았다”면서 “내 몸 안에는 아직 부친의 피가 흐르고 있고, 중화문화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 중국계 최초로 투어링상을 수상한 야오치즈는 미 프린스턴대 교수직을 버리고 칭화대 교수로 돌아왔다. 그는 “중국 청년 영재를 길러내고 고등과학을 발전시키는 것은 내 일생의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며 “100% 중국인으로 돌아와 기쁘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中 과학계 석학들, 노년에 다시 고국 품으로
입력 2017-02-2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