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등교제’에도 아침 더 거른다… 학생 건강정책 ‘후진’

입력 2017-02-23 00:03

학생 건강 정책이 거의 효과가 없었다. 정부 공식 통계에서 아침 식사를 거르고 패스트푸드와 라면을 먹는 학생이 오히려 늘었다. 학교 체육을 활성화하겠다고 했지만 운동 부족은 여전해 비만 학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학생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교육 당국은 말잔치만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2016년도 학생 건강검사 표본 분석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전국 765개 표본학교 학생 8만2883명의 신체발달 상황·건강조사 결과와 초등학교 1·4학년, 중·고교 1학년 학생 2만7671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했다.

‘9시 등교제’에도 아침식사를 거르는 비율이 오히려 증가했다. 9시 등교제는 경기도교육청이 2014년 시작해 전국 10여개 시·도교육청에 도입된 정책이다. 등교 시간을 늦춰 충분한 수면과 아침식사 시간을 보장한다는 취지였다. 아침을 먹지 않는 고교생은 지난해 16.8%로 집계됐다. 2014년 14.5%, 2015년 15.1%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중학생도 2014년 12.0%, 2015년 12.1%, 지난해 12.6%였다. 초등학생은 4.2%→3.9%→4.2%로 큰 변화가 없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교 시간을 늦추자 아침이 여유로운 게 아니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정책 효과가 반감된 듯하다”고 했고,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일·가정 양립 등 교육 외적 요소 개선 없이 등교 시간만 늦춰선 해결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교육부가 ‘1인 1체육활동’ 등 학교 체육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한 주에 3일 이상 숨이 차거나 땀이 나는 운동을 한 학생은 초등 57.69%, 중학교 35.77%, 고교 24.43%였다.













글=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