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출산 절벽… 신생아 3만2000명 줄었다

입력 2017-02-22 17:56 수정 2017-02-22 21:22

‘인구 절벽’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 수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도 1.2명선이 무너졌다.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보다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물길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계청은 지난해 출생아는 40만63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만2100명(7.3%) 줄었다고 22일 밝혔다. 출생아 수는 관련 통계가 나온 1970년 이래 47년 만에 가장 적었다. 신생아 수가 크게 줄면서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 역시 7.9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합계출산율은 1.17명으로 2009년 1.15명 이후 가장 낮았다. 합계출산율은 2014년과 2015년에 1.2명을 넘었지만 3년 만에 다시 1.1명대로 추락했다. 통계청은 “아이를 가장 많이 낳는 30대 초반 여성 인구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는 28만1000명으로 사망 통계를 작성한 1983년 이래 가장 많았다. 하루 평균 786명이 사망한 것으로 1년 전보다 1.8% 증가했다. 고령화 추세를 반영해 사망자 연령대는 80세 이상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번 출산율 통계는 지난 10년간 80조원 이상 투입된 저출산 대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통계청은 앞으로도 연간 출생아 수가 40만명 안팎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로 인구 규모가 큰 ‘베이비붐 에코세대(1979∼1982년생)’가 30대 후반으로 편입됐지만 이들의 혼인율도 낮아 연간 출생아 수가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충격적인 출산율 통계와 관련해 “지난해 출산 통계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초저출산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저출산 대책을 보다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구정책개선기획단을 운영하고, 다음 달에 기존 저출산 대책을 점검해 보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