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늘어 대외금융자산 사상 최고

입력 2017-02-23 00:02
저금리 환경에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린 금융기관이 늘면서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받을 돈(대외채권)이 해외에서 빌린 돈(대외채무)보다 4000억 달러 이상 많아져 대외 건전성도 좋아졌다. 만기 1년 이내 단기외채 비중은 20%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6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말 대외금융자산은 1조2397억 달러로 2015년 말 대비 958억원 늘었다. 우리 돈으로 1410조원 규모로 사상 최고다. ‘슈퍼 예산’이라고 불린 지난해 정부의 예산(400조원)보다 3배 이상 많다.

대외금융부채는 9612억 달러로 전년 대비 217억 달러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산이 부채보다 4배 넘게 증가해 순대외금융자산은 2785억 달러에 이르렀다.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가 된 것은 2014년 3분기부터다.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받아야 할 돈을 의미하는 대외채권은 7843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 수치도 역대 최고치다. 거꾸로 외국에 갚아야 할 대외채무는 3809억 달러로 2015년 말보다 151억 달러 감소했다. 해외 투자기관들이 채권투자 비중을 줄이며 한은 통화안정증권 등을 처분함에 따라 우리로선 빚이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덕분에 순대외채권은 4034억 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단기외채 비중이 조금 늘었지만 양호한 수준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27.6%로 2015년 말과 비교해 1.3% 포인트 상승했다. 단기외채는 만기 1년 미만의 회사채 차입금 등을 말한다. 국제 금융시장 위기 때 제일 먼저 빠져나가는 자금이다. 한은 문성민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단기외채 비중을 보면 미국 29.1%, 중국 55.4%, 일본 74.5% 수준”이라며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11위로 20%대 안정적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