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주의가 판치는 세계사의 흐름에 우리의 지향점은 ‘우파열린민족주의’라고 생각한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지난 16일 뇌물수수 항소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보수진영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홍 지사의 몸값이 뛰면서 최근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서 서로 ‘우리사람’이라며 모시기 경쟁이 한창이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친박 패권주의를 배격하는 면은 저희 정당의 노선과 매우 가깝다”면서 “저희들과 하겠다고 하면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앞집에서 자꾸 자기네 사람이라 하는 건 정치 도의·신의에 맞지 않는다”면서 “홍 지사의 언급을 보면 우리 당을 분명히 신뢰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 같은 연일 보수진영의 구애가 쏟아지고,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홍 지사의 공식적은 반응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드라마 ‘모래시계’ 검사로도 유명한 홍 지사는 검사로 11년, 정치인으로 22년, 그 누구보다 화려한 공직생활을 하면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정치인이라는 오명을 쓴지 1년 10개월 동안 ‘폐목강심(閉目降心·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힌다)’의 심정으로 힘든 시간을 버텼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최근 경남도청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확신이 섰을 때 출마를 하겠지만 단순히 한 진영의 후보가 되기 위해서 출마하지는 않겠다”면서 “지금은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도 영남지역 초청특강에 나서는 등 광폭행보로 대권 도전의지를 보이고 있다. 일단 영남권부터 지지세를 다지면서 몸값을 올려놓고 정국상황과 여론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홍 지사는 먼저 22일 부산을 찾아 기업인과 시민을 대상으로 ‘천하대란, 어떻게 풀것인가’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데 이어 23일에는 대구, 24일은 울산을 찾아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혼란기의 공직자 자세’라는 주제를 가지고 특강 시간을 갖는다. 또 국회 특별보좌관을 새로 임명하는 등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SNS 활동도 재개해 지난 19일과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은 단심제로 비상계엄하의 군사재판과 동일한 형사재판보다 더 엄격한 절차다”며 “피소된 대통령에게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줘야 하는데 최근 헌법재판소의 모습은 그렇지 않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라의 운명이 걸린 탄핵재판을 헌재 심판관의 임기에 맞추려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비판하는 등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표현하며 보수진영 결집에 나섰다.
부산=글·사진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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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신병기’ 홍준표, 몸값 올리기 광폭행보
입력 2017-02-22 18:11 수정 2017-02-22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