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서 맹활약하던 선수들이 2017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국가대표 출신인 이들은 한국 축구를 훤히 꿰뚫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 출전한 K리그 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홍정호(28·장쑤 쑤닝)는 2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대회 H조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출전해 육탄방어로 팀의 1대 0 승리에 힘을 보탰다. 홍정호는 2009년 제주에서 데뷔해 K리그 최고 수비수로 활약하다 2013년 8월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했다. 아우크스부르크(독일)에서 뛰던 홍정호는 지난해 7월 중국 슈퍼리그의 장쑤로 이적했다.
공교롭게도 장쑤 사령탑은 최용수(44) 전 FC 서울 감독이다. 최 감독은 지난해 6월 서울에서 ACL 8강 진출에 성공한 뒤 급작스럽게 장쑤로 떠났다. 이제 최 감독은 못다 이룬 ACL 정복의 꿈을 중국에서 이루려 하고 있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발휘해 장쑤에 슈퍼리그와 FA컵 준우승을 안겼다. 지난해 4월 현역에서 은퇴한 2002 한·일 월드컵 4강 멤버 김남일(40)도 장쑤 코치로 국내 팬들과 만났다.
친정팀을 향해 비수를 겨누는 선수는 또 있다. 바로 국가대표 수문장 출신인 정성룡(32·가와사키 프론탈레)이다. 정성룡은 이날 일본 가와사키 토도로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대회 G조 1차전에 출장해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며 1대 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정성룡은 특히 후반 33분 백패스 실책을 틈타 공을 따낸 수원 조나탄과 1대 1로 맞서는 결정적인 위기에서 슈퍼세이브로 팀 패배를 막았다. 정성룡은 2015 시즌이 끝난 뒤 수원을 떠나 가와사키로 이적해 지난 시즌 30경기에 출전하며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전북 현대의 2016 ACL 우승 주역이었던 베테랑 골키퍼 권순태(33·가시마 앤틀러스)는 21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사커스타디움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두 차례의 결정적인 선방으로 가시마의 2대 0 완승을 이끌었다. 권순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가시마로 이적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한국 국가대표 출신들 부메랑 되어 돌아오다
입력 2017-02-22 17:48 수정 2017-02-23 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