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심의 통과… 다시 강남불패?

입력 2017-02-23 05:00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와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가 나란히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하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35층 규제로 발이 묶여 있던 잠실주공5단지도 최근 서울시가 전향적 태도를 보이며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잇따른 재건축 호재로 11·3대책 이후 움츠렸던 강남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는 지난 21일 반포주공1단지와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의 정비 계획안을 통과시켰다. 반포주공1단지는 2012년 처음으로 도계위에 재건축 안이 상정된 이후 무려 4년 만에 통과됐다. 향후 최고 35층, 5748가구의 ‘한강변 랜드마크’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함께 도계위를 통과한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는 최고층수 35층에 임대 132가구를 포함한 총 2996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는 각각 1140가구, 1056가구 규모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아 통합 재건축하기로 했다. 두 단지 모두 내년부터 시행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을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재건축이 결정되면서 인근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최근 반포주공1단지 전용 59㎡의 호가는 최고 15억5000만원으로 지난달보다 3억원가량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반포주공 1단지 공급면적 105.78㎡의 호가는 평균 25억4000만원(3.3㎡당 7938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20억7500만원)보다 20% 이상 오른 셈이다. 반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뛰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발 빠른 이들의 매물 문의가 많아 값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재는 또 있다. 50층을 고수하다 도계위를 넘지 못했던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에 대해 최근 서울시가 “잠실역 인근 동은 종상향이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 등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49㎡의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11월 14억3000만원에서 12월 13억9000만원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14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강남발 신규 재건축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2월 셋째주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둘째주(0.42%)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35층 규제에 막혀 있는 서울 대치동 은마아마트와 압구정 현대·한양아파트 등도 올해 안에 계획을 수정해 도계위를 통과한다면 재건축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재건축 낭보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는 형국”이라며 “서초구와 송파구에서 시작된 호재가 강남·강동까지 번지면 부동산 강남불패의 공식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