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노래

입력 2017-02-23 00:05

월터 브루그만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약신학자 중 한 명이다. 대표작은 ‘예언자적 상상력(Prophetic imagination)’이다. 이번에 출간된 ‘예언자적 설교’는 예언자적 상상력의 적용 및 실습서다. 책이 말하는 예언자적 상상력의 적용은 설교라는 행위와 연관된다. 책의 제목이 ‘예언자적 설교’가 된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설교자들을 위한 도서로만 분류할 수는 없다. 예언자적 상상력이 발현되는 통로인 설교는 결코 목회자들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교자라면 강단의 선포를 통해, 성도라면 일상의 선포를 통해, 이 예언자적 설교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경의 예언자들은 상상력을 불어넣는 사람들이었다. 이스라엘의 멸망을 시로 읊고, 이스라엘의 회복을 노래로 불렀다. 이 예언자들과 함께 상상력을 발휘할 때 오늘 우리도 소비지상주의의 몰락을 당당히 선포하고, 절망 너머에 계신 하나님을 선명히 바라볼 수 있다. 예언자적 설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노래한다.

책에 따르면 예언자적 상상력의 실천은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믿고 신뢰하기로 결단하는 것이다. 이곳이 하나님이 의도하신 세상이자 하나님이 초래하시는 세상이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예언자가 된다는 것은 야훼께서 마치 세상에 나오는 실제 등장인물이요 결정적 행위자이신 것처럼 이 세상을 상상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다.

“예언자적 설교란 야웨(YHWH), 곧 세계의 창조자, 이스라엘의 구원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그리스도인들이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이라고 부르는 그분이 마치 이 세상에 나타나는 실제 등장인물이자 결정적 행위자인 것처럼 이 세상을 상상하려는 노력을 말한다.…예언자적 상상력을 제공한다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 당연시되는 세계와 상충되는 메시지를 내놓는 일이다.”(18쪽)

저자는 예언자적 상상력을 삶에 적용해 이 세상을 예언자적 이야기로 물들여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