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상태를 보였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발생해 축산농가와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21일 전남도에 따르면 해남군 마산면 송석리 한 육용오리농장에서 실시한 도축 출하 전 검사에서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전남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10일 이후 42일만이다.
전남도는 시료를 채취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와 정확한 바이러스 유형 검사를 의뢰했다. 또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오리 2만3000마리 살처분에 들어갔다. 이 농장 인근 3㎞ 이내에 있는 농장 5곳에서 사육 중인 오리 6만2700마리와 닭 450마리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날 AI가 발생한 육용오리 농장은 전남의 대표 철새 도래지 중 한 곳인 영암호 지류와 가까이 있다. 방역 당국은 발생 농장 위치나 주변 동향 등으로 미뤄 영암호에서 월동을 마치고 북상을 시작한 가창오리 등 철새와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시기적으로 국내에서 겨울을 난 철새들이 북상할 무렵이어서 ‘서해안 벨트’로 AI가 재확산하지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AI 의심축 발생은 전국적으로는 지난 6일 전북 김제에 이어 보름 만이다. 김제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서 올 겨울 들어 농가에서는 처음으로 H5N6형이 아닌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AI가 다시 발생함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 전남도 내 이동 제한이 모두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도 어긋나게 됐다. 전남에서는 지난해 겨울부터 7개 시·군에서 AI가 20건 발생해 71개 농가 닭과 오리 132만4000마리를 살처분했다.
서울에서도 이날 두 번째로 고병원성 AI가 발견됐다. 지난 15일 한강 인근에서 발견된 쇠기러기 폐사체에서 검출된 AI가 대한국립환경과학원 검사 결과 고병원성(H5N8)으로 확진된 것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한강에서 발견된 뿔논병아리 폐사체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견됐다.
전남=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전남서 42일 만에 또… AI 재확산 긴장
입력 2017-02-22 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