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지배력 강화 ‘뉴 롯데’ 닻 올렸다

입력 2017-02-22 00:02 수정 2017-02-22 00:17

롯데그룹이 계열사를 크게 4개 사업부문(BU·Business Unit)으로 묶고 정책본부를 축소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뉴 롯데’가 본격 출범하게 됐다.

롯데는 다음 달 1일부로 기존 정책본부를 4개팀으로 구성된 경영혁신실과 법무·감사 기능을 수행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재편한다고 21일 밝혔다. 인력은 기존의 70% 수준인 140여명으로 줄어든다.

경영혁신실장에는 황각규 사장이 선임됐다. 황 사장은 2014년부터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맡으면서 그룹 전반의 경영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맡고 있던 사회공헌위원장은 소진세 사장이 담당한다. 소 사장은 신 회장 보좌역도 함께 맡는다. 각 계열사의 준법경영을 주도하게 될 컴플라이언스위원장은 외부에서 영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사장과 소 사장은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롯데는 계열사를 유통, 식품, 화학, 호텔 및 기타 등 4개 BU로 묶는다. BU는 관계 계열사의 전략 수립과 사업 추진 등을 조율해 시너지를 내는 역할을 한다. 금산분리 원칙을 고려해 금융사 등은 BU에 포함하지 않았다.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화학, 식품 부문 9개 계열사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인사를 단행했다. 화학BU장은 롯데케미칼 허수영 사장이 맡게 된다. 식품BU장은 롯데칠성음료 이재혁 사장이 선임됐다. 22일과 23일 열리는 유통, 식품 계열사 이사회에서는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을 유통BU장으로,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를 호텔 및 기타 BU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과감한 본부 축소, 계열사 책임경영 지향,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를 그룹 쇄신안의 주요 골자로 삼고 이번 인사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 개편과 인사를 통해 신 회장의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정책본부는 축소되지만 신 회장이 구상하던 방향으로 진용이 꾸려지기 때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전적으로 인사와 조직 개편을 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지주회사 전환의 사전 단계라고 롯데는 설명했다.

한편 허 사장이 화학BU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교현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가 롯데케미칼 사장으로 내정됐다. 롯데정밀화학의 신임 대표로는 이홍열 부사장이 내정됐다. 2명 모두 해외사업장을 책임졌던 이력이 있어, 신 회장이 평소 강조했던 “다양한 경력과 해외 경험을 갖춘 CEO”로 풀이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음료BG 대표로 이영구 음료영업본부장을, 주류BG 대표로 이종훈 주류영업본부장을 선임했다. 롯데홈쇼핑은 이완신 전무, 롯데로지스틱스는 박찬복 경영관리·유통물류부문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