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김정남 암살 사건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3자적 관점’에 있던 중국이 대화와 협상을 언급한 것은 북한과 말레이시아에 외교 갈등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비춰진다. 자칫 북한의 만행이 유야무야 덮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 “지난주부터 언론 보도를 주시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측의 관련 태도와 사건 발전을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관련 당사자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타당하게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북한과 말레이시아 정부 간 외교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주목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던 중국 정부가 이번에 ‘대화와 타협’을 거론하면서 모두 중국의 우호국인 북한과 말레이시아 간의 대립에 중재자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겅 대변인은 지난 17일에는 “계속해서 이 사건을 주목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중국이 중재에 나선다면 이번 암살 사건에서 피해국인 말레이시아와 가해국인 북한을 다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결국 북한에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가 김정남 사건과 관련해 자국의 수사 상황을 비판한데 대해 21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 대사의 발언은 외교적으로 무례하다”고 비판했다고 현지 더스트레이츠타임스가 보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中, 北-말레이 중재자로 나서나
입력 2017-02-21 21:29 수정 2017-02-22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