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하얀 눈과 따뜻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2월 걷기여행길 10선을 선정·발표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2월의 추천길을 가족 또는 친구, 연인과 함께 걸으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보자. 자세한 정보는 ‘걷기여행길 종합안내포털’(www.koreatrail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갈맷길 7-1구간(부산 진구)=성지곡 수원지 삼나무와 편백 숲길이 들머리다. 백양산 갈림길에서 한국산개구리 보호지역인 쇠미산 습지를 지나 송전탑이 있는 능선을 따라 만덕고개로 향한다. 금강공원으로 오르는 길에서 뒤돌아보면 사행하면서 흐르는 온천천과 동래구 일원의 도시경관을 볼 수 있다. 금정산성 제2망루 가는 길까지는 다소 숨이 차나, 남문을 통과한 다음 산성고개에서 동문을 지나 부채바위, 제4망루, 원효봉, 북문에 이르는 능선길은 부산 전체 조망이 가능하다. 금정산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산성으로 문루 4곳, 망루 4곳이 소재해 있다. 길 인근에 1500년 전부터 솟기 시작했다는 전국 6대 온천인 동래온천이 있다.
◇바우길 1코스 선자령길(강원도 강릉시)=겨울철 눈길걷기 코스의 대표주자이다.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에서 시작해 풍해조림지, 목장길, 선자령, 동해전망대를 거쳐 출발점인 대관령휴게소로 돌아오는 원점회귀형 코스이다. 선자령 정상은 해발 1157m이지만 출발점인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50m로 경사하다. 풍해조림지를 시작으로 초원을 보며 따라 걷는 목장길을 지나 숲길을 따라 걷게 된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의 산 능선에 설치된 풍차 사이로 걷는 길은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한여울길 1코스(강원도 철원군)=한탄강의 자연경관을 체험할 수 있는 주상절리길이다. 근대문화유적지인 승일교를 지나 고석정 관광지를 지난다. 특히 송대소 부근 전망대에선 한탄강의 주상절리를 마음껏 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폭포인 직탕폭포의 웅장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한탄강 얼음이 두꺼우면 계곡 따라 한탄강현무암협곡을 거닐며 협곡의 아름다운 주상절리를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산정호수 둘레길(경기도 포천시)=포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민관광지’ 산정호수뿐 아니라 명성산과 망봉산, 망무봉 등 주변의 작은 산봉우리들이 호수와 어울려 절경을 이룬다. 호수를 한 바퀴 감싸고 있는 산정호수 둘레길은 걷는 내내 호수가 시선에서 사라지지 않아 산정호수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길을 걷고 나면 산정호수 온천단지에서 몸을 녹일 수 있다.
◇비내길 1코스(충북 충주시)=행정자치부 선정 ‘전국 걷고 싶은 녹색길 베스트 10’에 오른 비내길은 앙성온천광장에서 시작해 논과 밭, 과수원 등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농촌풍경을 따라 자연과 인정이 많은 마을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남한강변 오솔길을 지나 청량한 공기를 벗 삼아 길을 거닐고, 길에서 쌓인 피로는 국내 최대 탄산온천인 농암온천에서 눈 녹듯 씻을 수 있다. 한 폭의 산수화 같은 풍경과 함께 건강한 즐거움을 따라 걷는 최고의 원점 회귀 풍경코스다.
◇가야구곡녹색길(충남 예산군)=덕산도립공원 내 가야산 자락의 아름다운 비경 아홉 곳에 대한 역사·문화·생태 자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주제로 복원된 길이다. 가야구곡의 유래는 조선 영조 때 병조판서를 지낸 병계 윤봉구(尹鳳九·1681∼1767)선생이 가야계곡의 아름다운 비경인 아홉 곳(관어대, 옥병계, 습운천, 석문담, 영화담, 탁석천, 와룡담, 고운벽, 옥량폭)을 ‘가야구곡’이라 칭하고 문집에 기록해 놓음으로써 비롯됐다. 또한 가야구곡을 따라 산재해 있는 관광자원인 덕산온천, 남연군묘, 덕산향교, 헌종태실, 옥계저수지, 상가저수지, 가야산 등 덕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탐방할 수 있다.
◇모악산마실길 김제구간 2코스(전북 김제시)=금산사주차장에서 시작된다. 버스정류장에서 계단을 따라 오르면 솔향이 가득한 숲길이 이어진다. 모악산 정상과 백운동마을로 가는 길목에서 백운동마을로 접어들어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일명 오리알 터로도 불리는 금평저수지이다. 금산교회를 거쳐 다시 금산사주차장으로 복귀한다. 모악산은 2월까지 눈이 많이 내리는 곳으로 눈길걷기를 즐길 수 있다.
◇소백산자락길 1자락(경북 영주시)=‘문화생태탐방로’로 가족여행객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길이다. 소백산은 겨울이면 심설 등반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수령 100년은 족히 넘어 보이지만 선비의 곧은 마음만큼이나 높게 뻗은 소수서원 소나무숲길에서 시작된다. 조선500년을 관통하는 유학이념이 곳곳에 위치한 문화유산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산수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예로부터 신성시되고 명당으로 여겨져 수많은 명현을 배출한 이곳에서 옛 선비가 된 듯 ‘선비걸음’으로 천천히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하며 생생한 역사를 만나보자.
◇남지 개비리길(경남 창녕군)=‘개’는 강가, ‘비리’는 벼랑. ‘개비리’는 강가의 벼랑길이라는 뜻이다. 벼랑 따라 낙동강을 발아래 두고 걷는 아찔함과 낙동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 매력이 넘치는 길이다. 강변길, 대숲길, 숲길 따라 걸었다면 한때 대한민국 온천관광의 대명사였던 부곡하와이로 찾아가 온천욕을 즐기는 것도 좋다.
◇제주지오트레일 산방산·용머리트레일 A코스(제주도 서귀포시)=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브랜드를 활용해 각 지역의 독특한 지질자원과,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마을의 역사·문화·신화·생활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접목시켜 만든 도보길이다.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코스는 80만년이라는 지구의 시간을 품은 용머리해안과 산방산을 중심으로 주변마을(사계리·화순리·덕수리)의 명소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뽑혔을 만큼 놀라운 경치를 뽐내는 형제해안로를 걸으며 제주절경을 맛볼 수도 있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