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식(65·사진) 중구청장은 서울시에서 30여년간 근무하며 행정2부시장까지 지낸 도시개발 전문가다. 그런 그가 2011년 중구청장이 된 후 갑자기 문화전문가로 면모를 일신했다.
정동에 포진한 근대역사문화시설들을 탐방하는 ‘정동야행’이라는 야간 관광 프로그램을 2015년 만들어 대박을 치더니 지난해에는 을지로 3·4·5가의 낡은 풍경들을 둘러보는 ‘을지유람’을 새로 시작했다.
최 구청장은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명동, 동대문을 안고 있는 중구는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지만 대부분이 단체관광객 위주의 쇼핑 관광에 그치고 있다”면서 “자유여행객이 찾아오고 머무르는 관광이 되려면 역사문화 자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1동 1명소 사업’을 대표 사업으로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는 올해 새로운 명소를 준비 중이다. 노숙자들이 많이 모이는 중림동의 서소문공원을 그 역사에 맞게 천주교 순교성지로 재단장해 세계적인 명소로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연내 공사를 마무리해 내년 3월 개장할 예정이다.
최 구청장은 “2014년 프란체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서소문공원이었다”며 “여기에서 처형된 평신도 순교자 44명이 성인으로 시성되고, 27명이 성자 전 단계인 복자로 시복됐다. 세계 어디에도 이런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새로 조성되는 서소문 역사공원을 새남터성지, 당고개성지, 절두산 성지, 명동성당, 약현성당 등과 연결해 성지순례길로 만들고 교황청의 성지순례길 인증도 받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최 구청장의 또 다른 특기는 일자리 만들기다. 취임 후 6년간 호텔 76개를 새로 허가했다. 그가 취임하기 전 중구의 호텔은 25개에 불과했다. 또 동대문 APM 플레이스, 롯데피트인 동대문점 등 수년간 닫혀 있던 대형 패션몰의 영업이 재개되도록 적극 지원했다.
최 구청장은 “상가 하나가 활성화되면 1000명이 근무하게 되고 호텔 하나 생기면 50명 일자리가 생긴다”면서 “호텔 허가 받으려면 구청에 와서 7∼8개 과를 돌아야 하는데 우리는 원스톱으로 처리해주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중구는 호텔과 기업이 직원 면접을 할 수 있도록 구청이나 동사무소 강당을 빌려준다.
최 구청장은 “정부 예산 가지고 만드는 공공 일자리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일자리는 민간이 만드는 것이다. 기업들이 사업을 할 수 있게 적극 돕는 게 최고의 일자리 정책이다”고 강조했다.
김남중 기자
[신년 초대석] 최창식 중구청장 “서소문역사공원 중심으로 성지순례길 조성”
입력 2017-02-21 21:45 수정 2017-02-21 21:50